2003-12-31 11:03

<신년사>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홍용찬 회장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한해 되기를



희망찬 甲申年 새해를 맞아 우리 해운인 가족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 소망하시는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다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甲申年, 어느 애잔한 여 가수의 노래처럼 歲月은 흘러서 甲申政變이 있던 1884년, 그리고 해방직전 해인 1944년을 지나 이제 또 한번의 甲申年을 맞았습니다.
세월의 세는 해(SUN)요 월은 달(MOON)인데 지구가 한 번 자전하면 하루가 되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 한달이 되는 것으로 밤달력 즉 음력을 만들었는데, 나중에는 지구가 해를 도는데 걸리는 365.2422일을 기준하여 낮달력인 양력을 만들어 해가 가고 달이 지는 세월의 길이를 가늠하였습니다.
그런데 역사는 세월처럼 되풀이 된다던가요?
- 인민은 평등하다. 문벌을 타파하고 공무원은 능력에 따라 임명한다.
- 세법을 개정하여, 국가 재정을 건실하게 하며 공무원의 부정을 막아 백성을 보호한다.
- 법령은 내각에서 의결하여 반포한다.
- 淸이여, 더 이상의 조공은 없다. 잡아간 대원군을 송환하라.
개화파인 홍영식이 우체국 낙성식에 손님으로 김옥균, 박영효, 민영익 등과 미국, 영국, 청, 일본 및 독일 등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는 외교 사절을 초빙해 놓고 외친 구호다.
병인, 신미양요를 겪으며, 마침내 일본에게 불평등 강화도 조약을 체결당하면서 빗장이 풀려버린 조선은 온통 열강들의 이해 관계의 소용돌이에 빠졌는데도 국론은 사분 오열되어 쇄국주의자 대원군, 청에 기댄 수구와 민씨네, 일본을 배워야 한다는 개화파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등이 밤낮으로 싸움질만 하는 통에 조선은 임오군란(1882) 갑신정변(1884), 동학 농민 투쟁(1894)을 치르며 멸망의 길로 줄달음친다.
이 때에 개화파에게 칼 맞은 수구파 민영익 총리를 치료해준 사람이 세브란스 설립자 알렌 선교사, 그는 이 연고로 고종의 환심을 사서 이완용 등과 결탁하여 철도부설, 금광 채굴권 등 엄청난 이권을 따내 막대한 커미션을 챙긴다.
새해의 벽두부터 옛날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펼쳤나 봅니다만, 우리는 과거를 되돌이켜 보고 현재를 가늠하여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1944년 甲申年의 해방 전후사도 우리는 넉넉하지 못한 역사를 되풀이했습니다.
고집쟁이 독선자 이승만과 우직한 김구, 그리고 교활한 김일성이 서로 공조하지 못하고 나라는 분단의 설움을 겪으며 각기 피의 숙청과 테러와 암살을 거듭하다가 급기야는 비극의 6.25 동란을 거쳐 민족적 심적 공황과 물질적 폐허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지요. 그래도 남쪽은 경제발전에 성공하여 50불 소득이 10,000불로 늘어나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눈부신 성장을 구가했지만, 그나마도 격동의 80년대의 분수령을 살리지 못하여 세계 최악의 노사 분규라는 암초에 시달리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이웃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87년도의 우리 나라 미주 수출물량이 42만TEU였는데, 중국은 38만. 작년에는 중국이 우리 열 배도 넘었을 겁니다.
부산 신항만이나 경부 고속철도는 누구의 이해에 얽매일 것이 아니고 우리 나라 物流의 대동맥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고속철이 되어야 기존 철도를 物流에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빠른 여객기차와 화물기차가 한 줄로 된 철도를 사용하다보니 양쪽 다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여 우리의 철도 수송율은 10%에 그쳐 미서부나 유럽에서 부산까지의 해상운임보다 부산에서 군산까지 육송비가 더 비싼데도 화물 연대는 적자에 시달려 파업을 도모해야 하는 아이러니, 대통령이 스님을 찾아가 뚫어 놓은 굴을 마무리해야겠다고 사정사정하고 파업 현장도 챙겨야 하고, 핵 폐기물 저장소 하나 결론 못내고 국가의 이익이 걸려있는 FTA하나 처리되지 않는 나라, 50만명의 학생을 상대로 적성도 능력도 상관없이 똑같은 공부를 강요하는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전교조의 나라, 서민의 대통령 아들들이 황태자가 되어버린 나라, 국민 소득에 비해 치솟는 부동산 값, 자동차 보유수, 과외비 등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의 처리가 미루어지고만 있습니다.
금년에는 총선이 있습니다.
똑똑한 전문가들이 짜 낸 온갖 지혜보다 민초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앞섭니다. 민심이 천심이란 건 사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제발 기업과 기업인을 외국으로 내 몰아버린 중남미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합시다. 이제라도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되살려 한심한 포뮬러즘에 잡혀 인기에 야합한 票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목표를 분명히 세워서 더 이상 좌충우돌, 오리무중, 우왕좌왕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제 정신을 차리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본연의 자세를 갖추어 망망대해를 쾌속항진하여야 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사 가족 여러분, 저희 협회도 정신차리고 똑바로 하겠습니다.
격려해 주시고 채찍질 주십시오.
뜻있는 甲申年이 될 것을 축원하오며 신년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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