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0 17:31
수출시장 확대, 아시아 경제주도권 확보 꾀해
중국은 지난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후 아세안 국가, 한국, 일본, 인도,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 등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적극 추진중이다.
아세안국가들과는 2000년 이후 공동연구를 거쳐 2002년 11월 FTA 체결 기본협정에 합의하고 2015년까지 정식 FTA 체결을 목표로 하되 가급적 앞당겨 시행한다는 원칙하에 본격적인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및 일본에 대해서는 2002년 11월 아세안+3 회담에서 한?중?일 3개국간의 공동 FTA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인도와도 금년 9월 23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함과 아울러 FTA 협상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밖에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 등 상해협력기구 가입국가와도 최근 무역증가와 더불어 경제협력관계가 강화되면서 FT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홍콩 및 마카우와는 지난 6월 29일 및 10월 17일 FTA에 비해 보다 포괄적인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를 체결했다.
중국이 최근 주변국과의 FTA 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경제적인 목적이외에도 정치, 외교적인 의도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역내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금융위기 국가에 대한 국제기구 및 선진국의 지원이 지연돼 금융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역내 양자간 또는 다자간 틀내에서 보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또한 아시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와 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역내 교역확대 등 경제협력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됐다. 지난 2001년 11월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 경제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경제이외에 정치 및 외교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했다.
한편 중국이 아세안(ASEAN)과의 FTA를 서두르는 것은 수출시장의 확대, 아시아에서 경제적 주도권 확보 및 중국의 전략적 안전도모 등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수출확대 및 대미 수출의존도 축소를 위한 수출시장의 확대를 꾀한다는 것. 아세안국가들은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고도성장지역으로서 중국의 수출시장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국의 상품중 선진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중저가 제품에 대한 풍부한 수요를 가지고 있다. 아세안시장은 무역마찰이 높아지고 있는 대미수출의 의존도를 낮추는데에도 적합한 수출시장이다.
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경제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세안과의 FTA를 바탕으로 중장기 목표인 동아시아자유무역지역 설립 협상시 주도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아세안 10개국을 지원세력으로 포용해 중국과 아세안이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구체적 기준 결정에 있어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 FTA를 주도함으로써 WTO등과의 새로운 협상과정에서 개발도상국 대표로서의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중국 봉쇄를 견제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한 주변국과의 신뢰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동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고려해 동남아시아와 인도양간의 교통로 확보가 석유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원유를 미얀마에서 운남성까지 직접 수송하는 방안과 관련해 메콩강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은 아세안에 대해 먼저 FTA를 제안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치 및 경제상황의 차이 등에 따른 아세안국가들의 중국위협론을 분석하기 위해 중국이 양보하는 입장이다.
아세안이 경쟁력을 가진 농업분야의 자유화를 중국이 먼저 수용한 후 공업제품 자유화로 이향한단ㄴ 2단계 자유화원칙을 제시하고 아세안 후발국들에 대해서는 무역우대조치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5개국의 3백억달러에 달하는 대 중국 채무를 감면하고 메콩강유역 국가들에 자금원조를 포함해 포괄적으로 지원키로 약속했다.
한편 홍콩과의 cCEPA 체결도 경제적인 실익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입장에서 추진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각국 및 화교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 및 물류창구 역할을 해 왔던 홍콩경제가 최근 침체를 거듭하며 위상이 저하되고 있는데 반해 국제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이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중화경제권의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홍콩정부의 제안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아세안 국가들과의 FTA협상이 중국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제품의 유입을 우려하고 있는 필리핀과 경제구조가 중국과 유사한 인도네시아는 중국과의 FTA체결에 소극적인 입장인 반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및 태국등은 적극적인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일본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한 싱가포르를 통한 역외국가 상품의 유입을 우려하는 의견을 제기했다.
아세안은 일본, 한국 등과의 FTA를 동시 추진하면서 중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있으며 협상일정도 매우 촉박하게 잡혀있어 추진상 무리가 예상된다.
상품관련 협상의 경우 당초 예정인 2004년 6월까지 완료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특히 일본은 중국보다 1년 늦은 2002년 11월에 아세안 국가들과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하고 중국과의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과는 달리 국가별 FTA를 추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는 2002년중 체결해 시행중이다.
다만, 중국은 일본 또는 한국에 비해 아세안과의 FTA 추진이 매우 유리한 입장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FTA 추진이 성공할 경우 세계 및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됨은 물론 18억의 인구를 포괄하는 자유무역지역이 형성돼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FTA이외에도 중국은 홍콩, 대만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화교를 포괄하는 중화경제권의 형성을 추구함으로써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경우 최근 무역과 투자가 급속히 증가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도 대만과의 FTA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일본과 한국 등 주변국이 여기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국내기업의 중국 및 아세안 이전에 따른 산업공동화가 심화되고 경제성장률도 둔화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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