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06 10:33

선박운임 상승 물가인상 유발우려

(서울=연합뉴스) 선박 운임이 최근 10여년간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철강과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을 중심으로 기초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이들 재료를 수송하기 위한 선박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강과 콩, 석탄 수송 비용은 올들어 거의 3배로 뛰어올랐으며 상품 운임의 주요 지수 중 하나인 발틱 드라이 지수의 경우 최근 2개월간 두배로 올랐다.
축구장의 2-3배 길이인 대형 선박으로 석탄과 조강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하루 7만5천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같은 가격은 올해 초의 하루 2만-2만8천달러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다.
최근의 운임 인상 이전에 확정된 고정 거래가격은 하루 3만달러 정도였지만 이 또한 계약 경신과 함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선박 중개업체 클락슨사(社) 소속 톰 커틀러 분석가는 "전례없는 운임상승 때문에 화물선 배정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운임 상승의 여파가 앞으로 몇달 뒤에는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을 기초 재료로 삼는 제품들과 축산제품들의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제학과의 로버트 던 교수는 "무겁고 부피가 큰 철강과 섬유 등 제품은 내년에 최고 3%까지의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제품 가격에서 운임이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의 공급 확대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속적인 운임 상승을 점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조선업체들이 대형 유조선과 컨테이너 수송선 주문을 대량으로 확보한 상태여서 선박의 주문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8개월-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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