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1천원 팔아 58원 남겨

1/4분기 기업 수익성 악화
10개중 3개사 영업으로 이자도 못내


(서울=연합뉴스) 올 1/4분기에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1천원어치를 팔아 겨우 58원을 남기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으로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이 10개 업체 중 3개 꼴에 달하는 등 생존을 위협받는 한계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제조업 1천52개사를 포함해 모두 1천489개 주요 업체(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1.4분기 중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계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5.8%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 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제품 1천원어치를 팔아 58원을 남겼다는 의미로 재료비 증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순외환 손실 등 영업외 수지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10% 이상인 업체의 비중은 30.7%에서 24.1%로 떨어진 반면 적자 업체의 비중은 21%에서 27.7%로 상승한 것도 수익성 악화를 반영한 대목이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손익/금융비용)은 412%로 전년 동기의 253.4%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33.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3% 보다 6% 포인트나 높아져 10개 업체 중 3개는 영업으로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의 지난 3월 말 현재 부채 비율은 124.1%로 작년 말의 122.3%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미국의 167.3%나 일본의 162.4%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28.7%로 작년 말의 28.5%와 비슷했으나 단기차입금 비중은 45.2%로 4% 포인트가 상승해 자금 조달의 단기화 현상이 심화됐다.
불투명한 경기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현금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작년 말보다 1.3%포인트 상승한 103.4%를 기록했다.
한편 성장성(외형)을 나타내는 제조업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인상으로 내수 판매가 5.5% 늘었고 자동차업종 등의 호조로 수출도 11.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