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9-20 14:11
국내해운업계가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반도체가격이 폭락
함에 따라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조선, 철강제품, 신발류 그리고
섬유제품마저 수출이 마이너스성장을 하고 있어 이 영향이 곧바로 국내해
운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컨테이너 수출입물량을 보더라도 지난 상반기중 신장률이 한자리수에 머물
러 그동안 두자리의 높은 신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
했다.
물량이 이처럼 곤두박질하자 국내 해운업계는 저마다 살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물량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선복량은 과잉현상을 보이고 있
어 운임이 안정되질 못하고 채산성을 밑돌고 있어 해운업체들은 그 어느때
보다도 뾰족한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동맹이나 협의체들은 될 수 있는 한 공동노선을 유지하며 항로운임질서를
잡아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개개 선사들은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한일항로 취항 선사들의 협의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는 항로운임안정
을 확립한다는 취지에서 새로운 공동배선협의회를 지난 1일부터 운영해 오
고 있는데. 이와관련 이해당사자인 복합운송주선업체들의 반발이 심해 현재
국내해운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는 한일항로의 운임질서 확립을 위해 지난 1일부터 본격
가동한 공동배선협의회운영이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자체 평가하에 복합운송주선업체들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계획대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근협 선사들은 건전한 해운 상거래질서 정착에 따
른 운임질서 확립과 수출입 화물의 적기 안정 수송을 통한 교역 촉진으로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한 방안이 공동배선협의회 운영이라며 상당
히 고무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복합운송주선업체와 관련협회는 한근협측의 공동배선협의회 운영
은 자율적인 상거래를 무시한 차별적인 공동행위라며 공정거래위에 제소하
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더욱이 법적인 대응을 위해 고문변호사에
한근협측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질의를 하는 등 세심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복합운송업체들의 경우 현재 7백여개사가 있어 자체내의 경쟁도 최근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근협측이 복합운송업체들을 화주로 간주
하지 않고 볼륨 디스카운트를 화주처럼 적용하지 않는 데서 오는 불이익에
무척 당황하고 있는 눈치이다. 특히 한일간을 주 영업대상으로 하고 있는
포워더들의 경우 회사 존립이 달려 있는 문제로 매우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
다.
이에 복운협회측은 해양수산부장관 앞으로 한근협측의 공동배선협의회 운영
에 대해 시정조치해줄 것을 당부하는 건의서를 내는 등 강력한 대응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한근협측은 본래 입장에서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당분간 이문제로 해운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 같다.
한근협측의 입장이나 복운업체들의 입장에는 나름대로 모두 일리도 있고 설
득력도 있다. 따라서 양측은 시야를 넓게 갖고 국내 해운업계의 발전을 위
해 양측 대표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
는 노력을 가시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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