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9 17:09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정부는 경제특구를 물류, 금융, 제조,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동북아시아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추진과정에서 능력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정해 차례로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전일수 인천대 무역과 교수는 19일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계 주요 경제특구 운영경험과 성공방안' 세미나에서 `외국의 주요 경제특구 운용사례의 시사점과 교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대만의 경우 지난 95년 아시아지역의 제조, 금융, 해운, 항공, 정보통신, 미디어 등 각 부문에서 아시아지역 중심지가 되겠다는 목표로 경제특구 건설을 추진했다가 능력의 한계에 부딪혀 물류 중심지화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으로 특구건설 계획을 수정했다고 소개했다.
전 교수는 또 두바이나 파나마도 전략적 입지조건을 이용해 잘 발달된 물류네트워크를 갖춤으로써 물류거점의 위상을 굳건히 한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비즈니스중심지를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따라서 경제특구에서 가장 필수적인 물류중심지화를 먼저 추진한뒤 금융, 관광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는 것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이와함께 경제특구 건설을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정책 정비, 인천공항 배후단지 개발, 공항.항만의 조속한 확충 등도 뒷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은 `중국의 경제특별구역 개발정책과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중국의 상하이, 톈진, 칭다오, 다롄 등 경제특별구역은 화교자본과 글로벌기업,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유치 등의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중국의 경제특구들과 교차투자, 기술교류, 물류표준화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을 능가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형 외국어대 경제과 교수는 `아일랜드.네덜란드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노사간의 산업평화가 외국인 투자유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아일랜드는 80년 초반까지 심각한 노사갈등으로 국가경제가 파탄상태까지 도달했으나 87년 10월 국가경제사회위원회가 설계한 사회파트너십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노사가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 견고한 경제적 기반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도 제2차 세계대전후 척박한 경제환경 속에서 임금인상을 절제하며 노사가 평화체제를 구축,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백종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동남아 화교권국가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동남아 화교권 국가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의 경제
특구들은 지정학적인 이점을 이용, 고도화된 물류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위원은 또 이들 국가가 외국인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재정지원과 규제완화, 편리한 생활환경 조성 등도 우리나라가 눈여겨 봐야할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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