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8 15:10
그간 TSR(시베리아횡단철도)에 비해 한국 하주들의 외면을 받아온 TCR(중국횡단철도)이 중국정부의 강한 개발의지와 함께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는 중국 연운항에서 지난 10월 21일부터 22일 양일간 진행된 TCR 개통 10주년 기념 세미나인 “TCR 지역경제 협조 및 발전 국제포럼”에서 제기된 TCR의 당면문제에 대해 중국정부가 강력한 개선의지를 표명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포럼은 중국 대외경제무역부, 교통부, 중국 강소성 정부, 중국철도부, 시노트랜스 총공사 공동주최로, 주최국인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4개국, 일본 등의 관련국가 철도부문, 세관, 운송사 및 UNDP(UN산하 지역개발프로그램)담당자, 학자 등 유관인사 300여명이 참석, TCR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했으며, 그에 따른 TCR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중 지난 2000년부터 TCR을 개발, 운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서중물류가 한국대표기업으로 참석해 주제발표시간을 가졌다.
TCR은 운송루트가 TSR에 비해 단거리고 그로 인한 트랜짓타임이 매우 짧다는 최적의 매리트를 가졌음에도 불구, 중국정부의 미온적인 개발정책과 홍보부족 등의 이유로 그동안 한국하주들로부터 홀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TCR은 연운항을 시작으로 정조우, 시안, 란조우, 우르무치, 알라샨코우를 경유해 카자흐스탄의 두르주바로 연결되는 중국내륙 직선횡단 루트로, 블라디보스톡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거치는 TSR에 비해 운송루트가 두배 정도 짧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TCR이 본격적으로 개발, 경의선과 동해선으로 대변되는 TKR과 연결된다면 TSR과는 또다른 형태의 아시아-유럽간 물류라인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가 일찍부터 TSR 운송루트의 거대한 잠재성을 인식, 국가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대내외적인 개발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광대한 상업시장을 이미 형성한 중국정부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TCR을 통한 화물유치 및 그 준비에 미흡했었다.
TCR서비스 한국대표기업으로 참석한 서중물류는 이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 TCR이 당면한 문제점과, 중국정부가 이를 위해 취해야 할 정책 등에 대해 지적했다.
가장 먼저 CARGO TRACING(화물추적 시스템)의 정확성 제고를 들었다. 제3국 내륙을 통과하는 화물운송에 있어서 화물의 운송상황통보는 이미 하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서비스중의 하나가 됐다. 최근 TCR의 화물추적시스템 또한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까지 정확성 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는 바, 그에 대한 계속적인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로 서중물류는 TCR의 운임문제를 꼽았다. 현재 TCR의 운임은 TSR보다 단거리임에도 TSR과 비슷한 편으로 북방물류 선택시 우선시되는 운송비 저감면에서 그다지 매리트 있는 루트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수송거리가 최단으로써 운임도 그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국경통과시 문제점이 거론됐다. TCR로 운송된 화물이 중앙아시아로 들어가기 위해 중국국경인 알라샨코우와 카자흐스탄 국경인 두르주바에서 양국 괘도폭이 달라 환적이 실시되는데, 이 과정에서 두르주바 측 세관원들이 자국 혹은 3국간으로 운송되는 화물을 이유 없이 검사하거나 지체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에 따라 하주들이 화물 분실이나 파손에 대해 우려한다는 것. 이 문제는 TCR이 그간 하주들에게 불신 당해온 가장 큰 이유였다.
이같은 서중물류의 지적에 대해 중국정부는 강력한 개선의지를 표명했다. 정부관계자는 TSR에 뒤져있던 TCR의 위상을 제고키 위해서라도 제기된 문제들을 반드시 개선할 것이며, TCR이 최단거리라는 물리적 매리트 만큼이나 서비스 측면에서도 TSR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카자흐스탄 정부와 협력해 국경 통관 절차를 대폭 완화, 사실상 국경통관의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개선의지를 보였다. 이런 배경에 따라 과거 3~4일 걸리던 환적시스템도 최근엔 리프팅기법을 도입, T/S 타임을 하루로 단축시켰다.
서중물류 관계자는 “중국정부의 TCR개발의 강력한 의지표명은 TCR서비스를 실시하는 업체로선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TCR이 TSR의 화물집중으로 발생하는 화물적체나 독점화문제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루트뿐만이 아닌 아시아를 관통하는 최단거리 물류루트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포럼참석의 소감을 피력했다.
많은 국적기업들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출발해 제3국으로 수출되는 화물이 많은 우리 입장에서 중국에서 부산을 거쳐 다시 블라디보스톡을 경유하는 현행 TSR 루트에 비해 TCR 루트는 운임 및 운송기간 등에서 많은 긍정적 요소가 있음은 자명하다.
물류비 저감과 운송시간 단축이란 두 마리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중국정부의 TCR개발에 대한 발표는 관심을 모으지 않을 수 없다고 업계관계자들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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