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29 10:56
<원.달러 환율 급변동..수출전선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상승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28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한때 1달러당 1천227원까지 떨어지면서 작년 12월 중순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가 장 후반에 1천237원까지 올랐다.
이날 장중 최저 환율은 지난달 13일 1천332원에 비해 한달 보름만에 100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원화의 평가절상은 무엇보다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경쟁국 통화보다 절상폭이 커 수출 경쟁력에 위협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말에 비해 5.0% 떨어진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엔.달러가 3.0%, 달러.유로화가 2.4% 각각 떨어진데 비해 하락폭이 매우 큰 것이다.
무역협회 박진달 팀장은 "상당수 대기업들이 올해 원.달러 환율을 보수적으로 잡아 사업계획을 짰다고는 하지만 경쟁국 통화에 비해 원화 절상폭이 큰 만큼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수출제품 가격 경쟁력에도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며 "최근 중소 수출기업들의 우려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외화표시 부채가 많은 항공이나 해운 등 일부 업종의 경우에는 환차익에 따라 채산성이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종에서 수출업체들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따른 수출 및 매출 감소를 우려하면서 환율 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을 상대로 긴급 현황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무역협회가 이달 6∼7일 수출업체 250개사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수출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적정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 수준은 평균 1천305원이며 업종별로는 섬유사.직물 1천313원, 화학공업제품 1천301원, 전기.전자 1천290원, 전자부품 1천288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분기점 환율도 평균 1천258원이며 업종별로는 플라스틱. 고무제품 1천274원, 섬유제품 1천263원, 철강.금속 1천254원, 전기.전자제품 1천241원 등이어서 현재의 환율 수준으로는 수출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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