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03-30 09:25
[ 특별 인터뷰- 조경식 신임 한국해양대 총장 ]
― 韓國海洋大 제 2대 總長으로 취임하신 것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조 총장: 이번에 한국해양대학교 제 2대 총장에 취임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더없는 영광입니다마는 한편으로는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의 사명을 생각하
고 오늘의 대학 현실을 생각할 때, 대학의 한 책임있는 자리를 맡은 저의
어깨가 참으로 무겁습니다. 한국해양대학교는 일찍이 영재의 집결처로 광복
50년의 역사와 함께 해양한국의 발전을 이끌어 왔을 뿐만아니라 이 대학에
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사해에 떨치게 한 원동력이 된데 대한 보람과 긍지
가 서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대학의 전통과 기상을 살려서 더욱 발
전하는 대학으로 나아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서가는 지식과 정보의 교육장
― 해운항만청장, 농림수산부장관 등을 역임하시면서 행정가로서 좋은 평가
를 받아오셨고 아울러 해운업계 후진양성을 위해 해양대측의 총장 영입작업
에 쾌히 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신임총장으로서 해양대 발전
을 위해 청사진을 밝혀 주신다면...
조 총장: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WTO체제와
UN 해양법 발효에 의한 신해양질서가 전개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가 급속히 개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보화의 변혁속에 세계가 한 울타리를 이루는 새로운 환경을 지적할 수 있
을 것입니다. 이같은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한 대학발전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대학의 발전 과제를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첫째, 우리 대학이 앞서가는 지식과 정보의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식과 학문에 열린 대학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둘째, 우리 대학은 해양·해운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연구기관으로
확고한 인정을 받아야 할 뿐만아니라 인접학문과의 연계와 다기한 학문의
통합적 공동 연구를 통해 독창적 업적을 쌓아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은 지난 반세기의 도전과 해양 개척의 전통을 바탕으
로 진취적 학풍이 뿌리를 내린 대학으로 성장해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위해선 지식과 학문의 전수 뿐아니라 참된 가치관과 높은 인격의 교류
속에 새로운 학풍을 공유하는 전당이 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 하급선원, 초급해기사 등이 태부족하여 국내 해운업계에선 중국 교포선
원을 고용하는 등 외국 선원 고용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선원비의 절감과 적절한 선원고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으로 분
석됩니다. 해운업계의 이같은 고충에 대해 좋은 해결책은 없는지요?
해상인적자원 국가경제 이바지 커
조 총장: 해운산업 구성요소는 크게 4가지로 보고 싶습니다. 선원 또는 해
상 인적자원, 선박, 화물과 해운기업이 이에 해당되겠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오늘날 총선복량 1천만톤을 넘는 세계 제 12위의 해운국가
로 부상하기까지는 해운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노고와 힘이 컸습
니다.
그 가운데서도 선원 또는 해상 인적자원이 기여한 공로는 엄청난 것으로 생
각합니다. 지난 73년의 제 1차 오일쇼크로 우리나라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
황에 처했을 때 이들 선원 또는 해상 인적자원들이 획득한 외화수입은 우리
나라의 국제수지 개선에 큰 힘이 되어 왔습니다. 또 해외 송출로 인하여 우
리가 획득할 수 있었던 기술획득 및 기술이전 효과는 엄청나게 큰 재산이
돼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선원직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
차 커지고 있는데 반해 그 사회적 인지도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
로 하나의 해결방안으로선 선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해가 문화를 장담
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해
운선사들의 국제경쟁력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겪고 있는 고충
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해운항만청장을 지내시면서 해운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남다른 견해를 가
지고 있을 줄 압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운산업의 중요성이 정부내에서 다
소 희석돼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총장님께선 우리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특히 지원해야 할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조 총장: 여러가지 분야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저는 해양 및 해운산업
을 보는 관점이 다소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전에 정부가 공표한 해
양개발 기본계획은 8대 시책사업의 추진을 위해 향후 10년간 약 25조원의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또한 다가오는 5월 31일을 “바다의 날
”로 지정하여 거국적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해양·해운산업의 위상
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제고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위에
서 가장 중요한 것은 21세기 세계경영 중심국가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
하기 위해선 해양 지향적 정책추진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해양행정을 통합하여 이를 관리하는 새로운 해사산업
부라든가 해양부와 같은 중앙정부가 신설돼야 할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해양 행정기능은 10개부처, 3개 처로 분산되어 있어 결합조정과 유기
적인 협조체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므
로 정부로선 해양 개척 사상의 고취, 해양 문화의 정립이라는 바탕위에서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발전되어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어야 할 것입니
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도 해양·해운분야의 국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 전문인력은 해양 행정 전문인력, 해양 안전 전문인력,
해운 경영 전문인력, 해상협상 및 전문인력 등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해양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를 기대해 봅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기대
― 해운산업의 중요성이 새로이 인식되고 정부의 정책순위에서 해운업이 갖
는 위상이 높아질 때 한국 해양대학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해운전
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정부에 대한 지원 요망사항은 무엇이 있습니
끼?
조 총장: 유엔 해양법 협약 발효 등 신해양질서의 형성에 따라 해양을 둘러
싼 국제정세는 해양 자유이용시대에서 해양 분할관리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
니다. 지난법 독도문제에서도 보듯이 이제 바다는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먼곳이 아닌 바로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는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습
니다. 그러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경영하는 해양전문인력의 양성이
무엇보다도 선결될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이러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은 바로 우리 대학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WTO체제의 출범과 더불어 해운선사의 경영에 대해서도 정부의 과감
한 규제완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해 세제
, 재정지원 방안, 인력양성에 대한 지원, 선원복지 측면등에서 선진해운국
에 버금가는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국제전문가 양성에 협조 당부
― 끝으로 해운업계 및 관계당국 관계자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
시다면...
조 총장: 우리나라는 해양·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 뿐만아니라 해양
관리 체계의 선진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
들이 이제는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우리 가까이의 일입니다. 95년도
의 시프린스호 사건, 제일유일호 사건등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양·해운 산업에서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양·
해운 전문인력을 육성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해상안전 전문가, 항만관리
전문가, 해양환경 전문가, 해양행정 전문가, 해운협상 및 법 전문가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마는
해양·해운관련 국제전문가 양성에 산·학·연·관의 공동의 협조와 노력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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