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31 17:18
조양상선이 서울지법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실질적인 파산과정을 밟고 있어 해운업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창립된지 40년을 맞은 조양상선은 한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외항선사로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회사이기도 했으나 보수적인 경영에다 재무구조의 악화 그리고 가족간 유산 불화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결국 법정관리 인가를 받지 못하고 파산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조양상선은 회생을 위해 수많은 선박들을 팔고 제일생명 등 유수한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하는 등 피나는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부채비율 200% 등 걸림돌과 시황악화, 외국 거래처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게 돼 현 시점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 많던 직원들도 이제 100여명에 불과해 이제 이들의 체임, 퇴직금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급선무가 된 것이다. 한때를 풍미했던 조양상선이 파산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은 여러면에서 해운선사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항상 투명하고 적절한 상황판단과 과감한 투자 그리고 효율적인 인력관리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족벌경영이 얼마나 회사의 생명을 단축시키는지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9월 중순쯤 파산 관재인이 파견돼 채권단과 회사 부채 문제 등 청산을 위한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시기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어 법인 조양상선은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한성선박은 조양상선의 한중항로 운항권(영업권)과 한일항로의 셰어를 인수해 관심을 끌었다. 한성측 관계자에 의하면 조양상선은 퇴직금 자금 마련등을 위해 몇몇 선사에 영업권 셰어 양도를 제안했고 한성은 여러사항을 고려해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양상선의 한중, 한일항로 운항권이 한성선박으로 넘어가게 되고 또한 조양상선의 직원과 조직 일부분을 흡수하게 돼 외항업계의 재편이 예상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관련항로 선사들은 청산가치 운운하며 조양상선의 셰어가 돈을 주고 받으며 한성측에 양도됐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많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 관심사다. 특히 지난 8월 23일 해양부에선 해운시황 대책과 관련 회의를 가진다고 하면서 실제 회의내용은 변질돼 조양상선의 퇴직금 자금 마련을 위해 조양상선의 한중, 한일항로 운항권을 한성선박측에 양도하는 문제가 주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새로운 잡음의 불씨가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조양상선 문제는 해양수산부가 뒷짐만 쥐고 바라볼 수 없는 중차대한 일로 대책회의를 할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민간 협의체들 회원사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운항권을 특정선사에 넘기는 문제를 해양부가 주관이 되어 회의가 열렸다는데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선진국들의 경기가 더욱 심화되고 싱가포르, 홍콩 등 선발 개도국들의 경기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세계 해상물동량의 감소세가 쉽사리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해운선사의 경영난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근해선사들의 경우 소석률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선복량은 과잉상태여서 선사들간의 협조체제가 절실한 것이다. 선사 개개인이 룰을 어기고 개인 플레이를 할 경우 운임시장은 더욱 혼탁해 질 것이고 채산성없는 장사에 선사들의 경영난은 심화될 것이 불보듯 뻔해 이제라도 선사들간의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기존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항로안정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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