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운항 비용 부담도 커졌다. 다만 올해 1~4월 누계 기준 화물 실적은 공급망 차질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1~4월 화물수송실적(톤킬로미터·CTK)과 화물수송능력(공급톤킬로미터·ACTK)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3.6% 1.5% 증가했다. CTK는 수송된 화물의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값으로 항공화물의 수송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ACTK는 항공기가 수송 가능한 화물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해 공급량을 나타낸다. 지난해 1~4월엔 수송량이 3.4%, 공급량이 4.2%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3월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서 지역별로 실적에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전쟁 발발 직후인 3월엔 중동 국가의 일부 공항이 폭격으로 일시 마비되는 등 주요 공항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화물이 원활하게 수송되지 못했다.
중동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1~2월 전 세계 화물수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에 비해 높은 성장 폭이다. 이 기간 공급도 6.2% 늘면서 지난해 증가율(2.5%)에 비해 호조를 띠었다. (
해사물류통계 ‘2026년 1~2월 항공화물 처리실적’ 참고)
그러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자 3월 CTK·ACTK는 1년 전에 견줘 4.8% 4.7% 감소했다. 3월 실적이 올해 첫 3개월 실적을 끌어내렸다. 2026년 1분기(1~3월) CTK는 3.3%, ACTK는 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한 달 사이에 성장 폭이 둔화했다.
4월에는 시황이 개선되며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성장세(4%)로 돌아섰지만 공급능력은 여전히 0.4% 감소했다. IATA는 아시아 연계 교역과 전용 화물기 수요가 항공화물 시장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수송실적 아태 9.5%↑·중동 13.9%↓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 2개 지역은 올해 매월 전년 대비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항공화물량 비중이 가장 큰 아시아·태평양(35.8%) 지역은 전쟁에 여파가 컸던 3월에도 수송실적과 수송능력이 각각 5.4% 5% 증가하는 성적을 냈다. 4월엔 CTK가 10.5%, ACTK가 5.3%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지역은 1~4월 동안 수송량은 9.5%, 공급량은 6.3% 성장했다. 유럽은 아시아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매월 플러스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4개월간 5.4%의 수요 성장과 4.6%의 공급력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중동 지역은 3월을 기점으로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 1~2월 동안 CTK·ACTK는 두 자릿수(13.1% 11.6%) 성장 폭을 그렸으나 3월 들어 CTK는 54.3%, ACTK는 52.4% 줄었다. 4월에도 1년 전 대비 각각 18.2% 22.9% 역성장하는 실적을 받았다. 1~4월 누적으로 보면 전년 실적에 견줘 수송량이 13.9%, 공급량이 13.9% 감소했다. (
해사물류통계 ‘2026년 3월 항공화물 처리실적’ 참고)
전 세계 항공사의 4월까지 평균 적재율(CLF)은 46.2%로, 1년 전 45.1%와 비교해 0.9%p 늘었다. 이 가운데 유럽 항공사는 매월 50%가 넘는 화물을 실어, 지난해보다 0.5%p 증가한 56.5%의 적재율을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46.6%) 아프리카(46.2%) 중동(43.8%) 북미(41.5%) 중남미(35.4%) 항공사가 뒤를 이었다. 중동에서는 3월 적재율이 전년 동월 대비 1.9%p 감소하는 모습을 그렸으나 4월 들어 다시 회복하면서 4개월 누적 적재율은 전년과 같았다. (
해사물류통계 ‘2026년 4월 항공화물 처리실적’ 참고)
1~4월 항공화물 시장은 비용 부담이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3월 들어 항공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6.6% 올랐고, 원유 가격은 43.1% 상승했다. 정제마진도 320% 급등했다. 이어 4월에는 공급 측면에서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이 달 항공유는 121.1% 급등했고, 원유 가격도 77.7% 올랐다.
다만 제조업 지표는 전쟁 이후에도 항공화물 수요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였다. IATA에 따르면 4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포인트,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50.2포인트로 집계돼 두 지표 모두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포인트를 웃돌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중동 전쟁으로 주요 항공허브에서 심각한 차질이 이어지면서 교역 경로가 재편되고 주요 노선의 공급력이 제한되는 등 운항 환경은 복잡해졌다”며, “전용 화물기가 성장 물량의 상당 부분을 운송하면서 항공화물이 무역 차질 속에서도 공급망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몇 달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높은 운항 비용을 업계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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