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약 두 달째 봉쇄되면서 해상운임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제 정세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선사들은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노선의 대체 서비스를 확정했다. 우회 비용과 연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급등한 운임은 이달 셋째 주부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2개월째인 이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과 한국 모두 해상운임을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각각 4000달러, 6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4월17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31달러로 집계됐다. 4월10일엔 4167달러로, SCFI가 집계된 2009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항로 운임은 전쟁 발발 이후 매주 상승했으나 셋째 주 소폭 하락해 보합세에 들어섰다. 4월 3주 평균 운임은 4058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인 3140달러에 견줘 29% 올랐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 또한 신기록을 달성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4월20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85달러였다. 4월 둘째 주에는 6249달러를 기록하며 운임 집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달 평균 운임은 6182달러로, 지난달 4071달러보다 52% 상승했다.
중국과 한국발 운임 모두 이달 중순까지 가파르게 올랐다가 소폭 떨어지는 모양새다. 4월까지 고정적인 수출물량이 발생하면서 높은 운임을 유지했으나 5월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은 상황이 고착된 만큼 중동 서비스를 유치한 선사들 간에 운임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레진·케미컬 등 화주 기업들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물량이 감소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으로 향하는 화물이 늘고 있다는 선사들의 전언이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에 위치한 담맘·리야드행 화물을 홍해 인근의 제다로 들어가는 식이다. 제다는 전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데다 담맘행보다 운임이 낮아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 컨테이너선사인 에미레이트쉬핑라인(ESL)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협 바깥쪽에 위치한 코르파칸(Khor Fakkan)항을 활용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지역 화물을 코르파칸 하역 후 제벨알리까지 육상으로 운송하는 게 핵심이다.
이 노선에 함께 선박을 배선하는 국적선사 고려해운은 4월28일부터 1척을 추가 투입해 총 2척을 운영한다. ESL 5척, KMTC 2척, GFS 1척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중동 인근 해역에 머무르며 하역 항만을 고심하던 국적선사 HMM은 코르파칸항에 하역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3월 초 항로 우회 조치를 결정한 지 약 2개월 만에 행선지를 확정했다. 다만 코르파칸항의 수용능력이 부족해 일정은 지연될 걸로 예상된다. <에이치엠엠미르>호를 시작으로 3척을 차례로 정박할 계획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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