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1 08:50

중동항로/ “대체항로를 찾아라” 중동사태에 항로우회 전쟁

전쟁할증료 등 운임인상 활발…2.5배 ‘껑충’


2월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항로 시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란은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입구에서 수십 차례 상선을 공격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운항 중단(End of yoyage)를 선언하고 항로를 변경한 뒤 기존 화물에 전쟁위험할증료(WRS)와 긴급분쟁할증료(ECS) 등을 청구했다. 또한 점차 연료비가 급등하자 운임인상을 단행했다.

안보 위협에 따라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중동 노선을 일시 중단했다. 신규 예약을 중단하고, 출발 전이지만 이미 선적된 화물을 다시 하선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전쟁 발발 전 출항한 화물엔 각 선사별로 TEU당 약 1000~200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선사들은 중동 지역 최대 항만인 제벨알리항에 접근하기 힘들어지자 인근 항만으로 우회해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 오만 살랄라·소하르 등에 하역했다. 일부 선사는 서남아시아 인도에 물건을 내렸다. 우회로 발생한 비용은 화주 측에 청구됐다.

중동 지역의 주요 항로가 마비되면서 해상운임은 급격하게 뛰었다. 3월20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324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에 집계된 2월27일 운임(1327달러)에 견줘 151% 올랐다.

이달 운임은 매주 빠르게 상승한 뒤 셋째 주 들어 강보합세에 들어섰다. 3월 3주 평균 운임은 2944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인 1075달러에 비해 약 2.7배(174%) 상승했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은 더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3월23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876달러로 집계됐다. 2월 마지막 주 운임인 1976달러 대비 2.5배 뛰었다. 이달 평균 운임은 3740달러로, 지난달 2077달러보다 80% 올랐다.

선사별로 운임 인상과 긴급유류할증료 부과가 예정된 만큼 현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다음 달엔 더 오를 것으로 파악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몇 주간 비슷한 긴장 상황이 지속돼 대응방안이 요원하다”면서 “연료비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 측은 중동 사태에 맞춰 새로운 컨테이너선 항로를 선보였다. 아랍에미리트 컨테이너선사인 에미리트쉬핑라인(ESL)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협 바깥쪽에 위치한 자국의 코르파칸(Khor Fakkan)항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제벨알리·아부다비 등 UAE행 화물을 코르파칸에서 하역 후 목적지까지, 소하르와 기타 페르시아(아라비아) 지역 화물을 코르파칸 하역 후 제벨알리까지 육상으로 운송한다. 선사 측은 소규모인 코르파칸 항만 특성상 선박 접안이 지연되고 적체가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빠른 복합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노선엔 고려해운도 함께 선박을 배선하고 있다.

스위스 선사 MSC는 튀르키예 또는 홍해 항만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뒤 트럭으로 운송하는 루트를 발표했다. 이라크행 화물은 튀르키예 남부 지중해 항만을 경유해 이라크 내륙으로 들어간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지역 화물은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한 뒤 지중해를 거쳐 제다항까지 수송하고 다시 육상 운송한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제다항까지 수송한 뒤 피더선 또는 트럭으로 연계 운송하거나, 코르파칸·푸자이라(UAE)·소하르 중 한 곳을 거쳐 칼리파항·제벨알리항까지 육상 운송한다. 기타 지역은 칼리파·제벨알리·샤르자로 이동한 뒤 피더선을 통해 운송한다.

제미니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독일 선사 하파크로이트와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SE4(하파크로이트)·AE19(머스크) 노선을 신설하고 희망봉을 돌아서 제다항으로 향한다. 기존 중동항로는 임시 중단했다.

국적선사 HMM은 3월 초 신규 예약을 중단하고 항로 우회 조치를 시행했다. 이미 중동으로 향한 선박의 화물엔 1박스(TEU·FEU 동일)당 100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에이치엠엠미르>(HMM MIR)호 <에이치엠엠페리도트>(HMM PERIDOT)호 <에이치엠엠가닛>(HMM GARNET)호가 해당한다. HMM은 항해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중동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에 임의로 하역하는 것을 고려했으나 나바셰바항 또한 적체가 심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동 지역에 묶여있는 컨테이너박스가 원활히 이송되지 못해 공급 문제가 발생할 거란 우려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공컨테이너 보관비도 만만치 않지만 회수하는 데도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당분간은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 선사들은 중동 지역의 공컨테이너를 소하르 또는 살랄라(오만), 제다(사우디)로만 반납해야 한다는 임시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선사인 ONE은 지정된 장소에 반납하지 않으면 별도의 비용으로 TEU당 2250달러·FEU당 2750달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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