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승선시 유급휴가·정년연장’ 해운노사 단체협약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한국해운협회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노사 대표와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국제선박 한국인선원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지난해 11월6일 선원노련과 해운협회가 합의한 ‘선원 일자리 혁신과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사 합의’에 따라 한국인 선원의 보편적인 근로·복지 기준과 기타 제반 사항을 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사안별로 노사 합의로 정해 왔던 것들을 총망라해서 포함했다.

노사 위원들은 지난 1월5일 첫 교섭회의 이후 6월25일까지 약 7차에 걸쳐 집중 논의해 이 같은 성과물을 내놨다. 단체협약은 2024년 8월1일부터 시행되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선원의 유급휴가 일수 확대와 점진적인 정년 연장, 직무상 상병 보상과 유족 보상, 유족 특별위로금 상향 조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유급 휴가급과 미사용 유급 휴가급을 현실화해 취업규칙에 반영키로 해 선원의 실질적인 근로조건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외항해운 분야의 노사 간 신뢰와 상생 협력을 토대로 최초의 한국인 선원 단체협약을 제정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선원의 유급휴가 발생 조건을 현행 6개월 승무에서 4개월 승무로 단축했다. ▲현행 1개월 승선 근무 시 8일이 생기는 선원 유급휴가 일수를 최저 10일 이상 부여하기로 했다. ▲만 6개월 초과 승선하면 매월 1일씩 유급휴가를 추가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유급 휴가급은 통상임금의 130%를 지급하고 미사용 유급 휴가급은 통상임금의 16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6년 1월1일부터 유급 휴가급과 미사용 유급 휴가급에 대해 각각 통상임금의 140%, 170%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선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을 부여한다. 

현행 4개월의 범위에서 매월 1회 통상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병보상으로 지급하고 4개월 이후에는 통상임금의 70%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병보상으로 지급하는 직무상 상병보상도 개선됐다.

앞으로는 ▲4개월의 범위에서 매월 1회 통상임금의 150%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병보상으로 지급하고 4개월 이후에는 통상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상병보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현재 선원이 직무상 원인으로 사망할 때 유족에게 승선 평균 임금의 1300일 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직무외 원인인 경우 1000일 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유족보상금은 앞으로 직무상인 경우 승선 평균 임금의 1600일 분,직무외인 경우 승선 평균 임금의 1300일 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식으로 바뀐다. 

아울러 ▲선원의 정년을 2025년 1월1일부터 만 61세, 2026년 1월1일부터 만 62세로 단계적으로 연장 시행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또 ▲현행 4000만~5000만원을 지급하는 유족 특별위로금은 최대 1억원을 지급하고 ▲ 계속근로기간이 6개월 미만인 선원에게도 퇴직금을 일할 계산해 지급한다. ▲선내 인터넷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된다. ▲한국인 선원, 특히 부원선원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선원노련 박성용 위원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4번째)은 “연맹 역사상 최초로 우리 연맹이 대표해 한국인 선원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특히 지난 2007년 이후 15년간 선원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노사 합의가 전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단체협약 체결이 선원 노동환경 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코로나19 등 전 세계적 감염병에 대비한 사항 등 협약의 미비점은 지속적으로 점검해 협약 갱신 때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체협약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현장에 조속히 정착되도록 협약 이행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연맹 차원에서 적극 관리·감독할 예정이다.

한국해운협회 박정석 해무위원장(고려해운 회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5번째)은 “그간 외항해운 노사 간의 신뢰와 협력이 한국인 선원 단체협약을 통해 시현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국가 물류와 경제 안보의 핵심인 해운산업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선원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노사가 함께 중지를 모아 해운과 선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해운산업이 미래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선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