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현상이 표면화하면서 동남아항로 운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3만42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5만2000TEU에서 5.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2달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이 1월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게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전인 2023년 1월의 30만4400TEU에 비해선 10%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15만2500TEU, 수입화물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8만1600TEU를 기록하며 수출입 화물이 동반 감소세를 띠었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리막길 행보를 보였고 수입화물은 2023년 7월 이후 18개월 만에 감소 곡선을 그렸다.
국가별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제외한 6개국이 역신장을 신고했다. 특히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부진에 빠졌다.
동남아항로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1% 감소한 11만7800TEU, 3위 태국은 11% 감소한 4만5800TEU였다. 태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인도네시아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또 4위 말레이시아는 21% 감소한 3만4300TEU, 5위 대만은 3% 감소한 2만9000TEU, 7위 홍콩은 11% 감소한 1만6800TEU, 8위 싱가포르는 19% 감소한 1만5900TEU에 그쳤다. 반면 2위 인도네시아는 5% 성장한 5만3100TEU, 7위 필리핀은 11% 성장한 2만1300TEU를 거뒀다.
운임은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 첫 2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2419.9를 기록, 전달(1월) 평균 2928.6에 비해 17% 하락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달 평균 1565.1에 비해선 55% 급등했다. 이로써 SEAFI는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2000p 선 이상을 유지했다.
노선별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행 456달러, 베트남 호찌민행 403달러, 태국 램차방행 425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245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499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65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모두 10% 이상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선 30~40%가량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2월 -1달러였던 필리핀행 운임은 마이너스를 벗어나 200달러를 넘어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발 운임도 전달 대비 하락세를 띠었지만 하락 폭은 중국발 운임에 비해 크지 않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월 3주 평균 한국발-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1198달러로, 1월의 1257달러에 비해 5%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같은 달 367달러에 비해선 3.2배(226%) 올랐다. TEU 환산 운임은 599달러로, 중국발 운임보다 높은 편이다. 동남아 KCCI는 부산 기점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행 운임을 기반으로 집계된다.
취항선사들은 2월 이후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점을 들어 3월 들어 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발 선복이 중국으로 전환 배치된 데다 최근 엔진 고장이나 정기 점검 등의 이유로 운항을 중단한 선박이 늘어난 게 공급 부족을 야기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사 관계자는 “동남아항로를 운항하는 선박들이 정기점검을 받으려고 수리조선소에 들어가거나 엔진 문제로 운항을 중단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서 많은 선사들이 3월 중순까지 선적 예약을 마쳤다”며 “3월은 근해항로의 성수기이기도 한 데다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운임이 (TEU당) 100달러 이상 오를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동영해운과 동진상선 범주해운 등 국적선사 3곳은 3월부터 인천과 베트남 하이퐁을 잇는 컨테이너선 항로 IQH를 새롭게 개설한다. 신항로엔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운항할 예정으로, 3월19일 <팬콘글로리>호가 첫 취항에 나선다.
그런가 하면 양밍해운은 지난해 3월부터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남중국을 연결해 온 JKX(Japan Kansai Express) 서비스를 개편해 부산항 기항을 중단하고 베트남 하이퐁을 새롭게 들른다. 개편 후 노선은 오사카-고베-지룽-가오슝-난사-서커우-하이퐁-홍콩-서커우-오사카 순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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