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기술을 성공적으로 접목하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물류 산업을 선도한다.”
지난 4월23일부터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제14회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이 열렸다. 국제물류산업대전은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전시회로 물류운송, 서비스, 보관, IT, 물류설비 분야를 아우른다. 자율주행 로봇·트럭, 물류 자동화 프로세스, 피킹 로봇 등 스마트 물류 기술 또한 한자리에 모였다.
23일 열린 개막식에는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과 한국통합물류협회 신영수 회장을 비롯해 주요 물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신영수 통물협 회장은 “물류가 과거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협회도 국토교통부와 함께 물류산업 선진화와 물류 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150여개 기업이 참여해 총 750여개 전시관을 운영했다. 대표적으로 CJ대한통운과 쿠팡로지스틱스 등 생활물류 기업을 비롯해 마스오토, 클로봇, 플로틱, 토비카, 스피드플로어 등 스마트물류 기업이 대거 참가했다.
CJ대한통운은 ▲디지털 ▲지속가능성·컨설팅 ▲에너제틱 총 3개 콘셉트로 부스를 운영하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디지털존에서는 인천GDC의 첨단 기술인 ‘오토스토어’와 디지털 운송 플랫폼 ‘더 운반’을 소개했다. 실제 운행 중인 자율주행 간선트럭, AI(인공지능)와 비전 기술을 활용해 낱개 상품을 집어 컨베이어에 자동 투입하는 피스피킹 로봇 시연 등도 이뤄졌다.
CJ대한통운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오토와 공동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I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트럭을 개조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택배 미들마일(중간단계) 구간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테스트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CJ대한통운은 향후 운송 효율화 효과를 거둬 장거리 운송기사 인력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마스오토는 대형트럭 자율주행 기술로 전 세계를 통틀어 약 10개 회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운전자가 동승하지만 특정 구간에 한해서는 조건부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레벨3까지 진행됐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을 이용하면 실질 운전자보다 트럭 한 대 당 연비가 12% 더 개선된다고 밝혔다.
▲마스오토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소개하고 있다. |
현장에서는 점차 실용 단계에 돌입한 자율주행 트럭에 관심이 쏟아졌다. 이 트럭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마스오토 관계자는 “레벨3에서는 시스템 개발사인 우리가 책임을 진다”고 대답했다. 자율주행 운송 자회사 마스로지스를 운영하며 시스템을 전적으로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주변 환경과 무관하게 자동차가 알아서 주행하는) 레벨4가 되면 책임 주체가 바뀌겠지만 국토부에서 논의된 바로는 시스템 제작사가 일부 책임지고 해당 물류사에서도 기술 책임자를 지정해 책임 소재가 분산된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로지스틱스는 ‘물류혁신이 만드는 전국 로켓배송’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물류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집중 소개했다. 쿠팡은 지난해까지 약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인프라를 확보했다. AI를 활용한 시스템과 로봇을 물류 현장에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면서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8개 지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신규 운영한다는 구상안을 발표했다.
이 밖에 한국철도기술원에서 발표한 스마트 트레일러, 화물차에 화물을 적재할 때 컨베이어 벨트가 연동되는 스피드플로어 제품, 물류·제조현장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클로봇의 로봇 솔루션 등도 화제가 됐다.
첨단 新산업 목표…물류 R&D에 1000억 투자
같은 날 개막식 행사와 전시장 참관이 끝난 후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물류산업계 간담회가 진행됐다.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통합물류협회 등 관계기관과 화물운송, 생활물류, 스마트물류 기업이 참석해 물류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물류 서비스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교통연구원에서 ‘물류산업 현황 진단 및 전망’을 발표하고, 국토부에서는 ‘물류 정책 추진 방향’을 업계와 공유했다. 또한 스마트물류 기업인 파스토에서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안건으로 발표했다.
이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물류산업은 종사자 수 81만명, 매출액 180조원에 달하는 핵심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영세하고 경직된 구조와 노후화된 물류 인프라는 산업 발전을 더디게 하며 인력난과 열악한 근로여건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간담회를 통해 업계의 현장 애로사항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듣고 정부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산업 구조와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 혁신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고령화, 인구 감소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물류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누구나 일하고 싶은 근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인프라 혁신 ▲생활물류 서비스 혁신 ▲산업체질 개선 및 신성장 동력 육성 ▲지속가능한 기반 조성 등을 내세웠다. 박 장관은 앞서 개막식에서 “1000억원 규모의 첨단 물류 연구개발(R&D)를 추진하고 민간 기술 개발과 실증, 물류창고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겠다”며 계획을 밝혔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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