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시황이 중국 춘절(설) 연휴 전 밀어내기 특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물동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7만 2200TEU로, 2022년의 324만2000TEU에 비해 1% 성장했다. 2022년 6%의 감소세를 보였다가 1년 만에 다시 성장세를 회복했다. 다만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2021년의 344만7000TEU나 코로나 사태 첫 해인 2020년의 330만TEU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수출화물은 4% 감소한 109만6300TEU에 그친 반면 수입화물은 4% 늘어난 200만5900TEU를 달성했다. 수입 물동량은 2년 만에 다시 200만TEU를 회복했다. 수출 부진, 수입 호조로 수출과 수입화물 비중은 2022년 37 대 63에서 지난해 35 대 65로 벌어졌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7% 감소한 17만TEU였다.
지난해 한중항로 물동량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상반기엔 2% 감소한 157만4900TEU에 머문 반면 하반기엔 4% 늘어난 169만7200TEU를 기록했다. 특히 9월 20%를 비롯해 11월과 12월 7~8%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수출화물은 상반기에 7%, 하반기에 1%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수입화물은 상반기 2%, 하반기 6%의 견실한 성장세를 띠었다. 상반기에 15% 급감했던 피더화물은 하반기엔 1%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주력 수출화물인 석유화학제품은 소폭의 감소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81만t을 기록, 1년 전의 589t에서 1% 감소했다. 2020년 740만t에 이르던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은 3년 연속 하락했다. 이 중 합성수지(레진) 수출 물량은 10% 감소한 455만t에 그쳤다. 레진 실적은 2020년 20% 급성장한 뒤 2년 연속 6%대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는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보였다.
반면 중국에서 우리나로 들어온 석유화학제품은 17% 늘어난 111만t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된 자동차 화물도 66%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수입항로를 중심으로 수요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달 들어선 춘절(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나면서 시장 분위기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연말 바닥을 찍은 운임은 새해 들어 오름세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1월19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3달러를 기록, 지난 1월5일(138달러) 이후 2주 연속 상승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2020년 말 사상 최초로 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낸 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2022년 하반기 200달러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3월엔 100달러 선으로 추가 하락했다. 지난해 12월15일 137달러로 단기 저점을 낸 뒤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수출 운임은 바닥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KCCI)은 22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2달러를 기록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16달러 수준이다. KCCI가 저유황할증료(LSS)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수출 운임은 사실상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셈이다.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6개월간 LSS 100달러를 부과할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모처럼 밀어내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수입 운임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선사들이 추가적인 운임 인상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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