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운임이 수요 부진에도 높은 상승 곡선을 그려 눈길을 끈다. 특히 중국-베트남항로 운임은 4달 만에 세 자릿수대에 진입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3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853.6을 기록, 2월의 650.9에 비해 31% 급등했다. 월 평균 SEA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점인 7817을 찍은 뒤 매월 앞 자리가 바뀌는 하락세를 띠었다. 지난해 12월 1000포인트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올해 1월엔 최저치인 59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월 이후 반등에 성공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선별 3월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베트남 호찌민행 150달러, 태국 램차방행 174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177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263달러, 싱가포르행 171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1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에 견줘 베트남이 61%, 태국이 43%, 말레이시아가 42% 인도네시아가 38%, 싱가포르가 25% 인상됐다. 베트남행 운임은 이로써 지난해 12월 이후 3달 만에 세 자릿수를 회복했다. 반면 필리핀은 전달 29달러에서 53% 급락했다.
3월17일자 주간 운임지수는 907.1로, 7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1월20일 588.4로, 2020년 8월21일 562.4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반등해 2월에 600과 700포인트대를 회복했고 3월엔 추가로 200포인트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3월17일자 지역별 운임은 싱가포르 179달러, 베트남 161달러, 태국 188달러, 필리핀 21달러, 말레이시아 187달러, 인도네시아 274달러다. 3월10일 8달러까지 떨어지며 2020년 10월 이후 2년 반 만에 마이너스에 재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던 필리핀 항로 운임은 9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발 운임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3월20일자 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95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2일 이후 11주 연속 하락하면서 첫 발표된 지난해 11월7일 1708달러에서 44% 내렸다. 다만 TEU 환산 운임은 478달러로, 중국발 운임보다 300달러가량 높다. KCCI는 부산발 호찌민 자카르타 싱가포르 3개 항로 운임을 토대로 산출된다.
한편 선사들은 2분기 저유황할증료(LSS) 금액을 110달러로 설정했다. 1분기의 140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냉동화물 요율은 165달러다.
물동량은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1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0만7300TEU에서 5% 감소했다.
수출은 6% 감소한 15만300TEU, 수입은 3% 감소한 14만1400TEU였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연속 하락 곡선을 이어갔다. 전달의 14만3000TEU에 비해 5% 늘어난 건 고무적이다. 수입화물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를 제외한 5개국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3개국은 두 자릿수의 역성장을 보였다. 동남아항로 물동량 1위 국가인 베트남은 13% 감소한 8만5100TEU, 3위 인도네시아는 3% 감소한 4만14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2% 감소한 3만5900TEU, 5위 대만은 17% 감소한 2만8400TEU, 8위 홍콩은 15% 감소한 1만76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베트남은 12월에 이어 세 달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과 10만TEU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1월엔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화물의 낙폭이 컸지만 2월엔 수출과 수입 모두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반면 2위 태국은 9% 성장한 4만6000TEU, 6위 필리핀은 13% 늘어난 1만9300TEU, 7위 싱가포르는 11% 늘어난 1만8000TEU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항로 개편 소식으로, 중국 선사 시노트란스와 SITC는 4월부터 1700TEU급 선박 3척을 배선해 우리나라 부산과 중국, 베트남을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CHS)를 시작한다. 부산-닝보-상하이-홍콩-하이퐁-다낭-홍콩-닝보-상하이-부산을 순회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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