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닝보와 샤먼 지역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14호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심각한 물류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11일 닝보항 근로자의 확진자 발생은 해운물류업계의 큰 이슈였다. 세계 3위 컨테이너항만인 닝보·저우산항의 메이둥(梅東) 터미널에서 일하던 30대 근로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밀접 접촉한 240여명의 부두 노동자가 격리되고 부두는 긴급 폐쇄조치됐다.
이 조치로 상하이·닝보항에 대기하는 컨테이너선이 전 세계 선단의 3%인 140척 75만TEU에 달하는 등 물류 적체가 크게 악화했다. 1~3일 정도였던 두 항만의 선박 평균 대기 시간은 일주일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닝보항 메이둥터미널은 8월25일부터 운영을 재개했지만 혼란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선사들은 전했다. 이달 들어선 태풍 찬투의 북상으로 상하이항 운영이 심각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국내 근해선사들의 기항 중단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장금상선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잇는 펜듈럼항로인 상하이·도호쿠서비스(STS)에서 체선이 심각한 닝보항 기항을 지난달 말과 이달 중순께 각각 1항차씩 건너뛰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울산과 광양항도 같이 생략했다. 선사 측은 선박 운항 지연이 심해져 일정 관리 차원에서 중국내 적체가 심한 항구의 기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샤먼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도 해운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9월13일 샤먼에서 코로나 확진자 32명이 발생하자 당국은 밀접접촉자를 격리하는 한편, 해당 지역을 봉쇄했다. 이 조치로 세계 14위 항만인 샤먼의 물류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샤먼 사태가 시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수입항로 집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요 측면에선 수출화물의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출화물은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4월까지 15%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여줬던 수출물동량은 이후 세 달간 9%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월 평균 물동량이 10만TEU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입화물 실적은 7%의 플러스 성장을 일궜다.
다만 수출화물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합성수지(레진) 수출이 8월 들어 소폭이지만 반등한 건 고무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7만6800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58만1700t에서 1%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는 2% 성장한 48만9000t을 달성, 모처럼 플러스 성장했다. 레진의 호조로 4월 이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띠었던 석유화학제품 수출 감소율도 진정되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운임은 수입항로에서 강세로 전환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10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7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184달러에서 48% 상승했다. 수입 운임은 지난 2월 323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초까지 300달러를 오르내리다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 180달러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수출항로 운임은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선사와 홍콩 OOCL의 부산발 상하이행 컨테이너 운임은 1달러 수준이다. 다만 고려해운과 HMM이 다음달 1일 발효되는 운임 부과 폭을 각각 50달러 20달러로 신고해 요율 인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국선사의 경우 덴마크 머스크 자회사인 씨랜드가 675달러,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455달러의 운임을 각각 공표했다. 중국 코스코와 대만 TS라인은 10달러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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