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4 09:14

요리 조연상 ‘Herb’

풍미 UP ↑ 완성도 UP ↑
비스트로 도마 우정호 셰프



허브란 ‘향기가 나는 식물’을 통틀어 이른다. 고대부터 약용 혹은 요리의 풍미를 위해 사용되었고, 다양한 화장품과 술 등에도 쓰인다. 우리가 주로 아는 허브는 양식에 쓰이는 월계수잎, 바질, 로즈마리, 민트, 파슬리, 동남아의 대표 허브 고수, 치과냄새가 나는 정향 등 이지만 이것은 좁은 의미이고 마트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쓰는 미나리, 냉이, 깻잎, 쑥 등도 향기가 있으므로 모두 허브라고 부를 수 있다. 이번 글에서 음식의 주연은 아니지만 요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위대한 조연 허브에 대해 궁합이 좋은 재료와 요리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로즈마리, 타임 등 몇몇 키우기 편한 허브를 제외하고 허브재배에 관해서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허브를 키울 수 있다면 어떤 꽃나무도 재배할 수 있다고….  그만큼 허브 키우기는 까다롭다. 양지 바른 곳, 통풍과 보습성, 배수성 그리고 적절한 화분갈이까지 고려 되어야 한다. 금방 금방 자라기 때문에 집에서 식용허브를 사용할 때는 아까워하지 말고 꽤 과감하게 사용하자!! 아끼다가  ‘똥’될 수 있으므로…

‘바질’은 토마토와 궁합이 정말 좋다. 사실 토마토가 있는 모든 곳에 바질이 있어도 될 정도… 토마토 살사는 토마토, 바질, 양파, 레몬즙, 올리브오일을 섞어서 만들며 바게뜨나 비스켓에 살짝 올려 먹으면 맛있다. 겨울엔 어떤 채소도 비싸지만 바질의 경우 1kg에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소고기보다 훨씬 비싸다. 여름엔 1kg 2만원 대로 저렴해진다. 따뜻해진 날씨에 바질이 너무 남는다면, 바질 버터를 만들어서 여러 가지 요리에 활용해 보자! 이 버터로 새우도 구울 수 있고 실온에 살짝 녹여서 빵에 발라먹어도 엄청 맛있다. 비주얼은 흡사 푸른 곰팡이가 핀 썩은 오이 같긴 하지만 정말 맛있으니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바질페스토 소스, 피자, 샐러드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고수’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요리에서 특히 많이 활용된다. 잎은 살짝 비릿하고 얼얼한 향을 내고, 말린 씨는 달콤하면서도 매운 감귤 맛과 향을 내며 스테이크에서는 특히 양고기, 마늘, 올리브오일 조합과 너무 잘 어울린다. 고수를 꼴도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양고기를 재울 때 위의 4가지 재료를 하루 정도 재운 후 고수를 빼고 먹여 보자!! 다 먹고 알려주면 놀랄 수 도 있다. 그래도 싫다고 하면 ‘딜’이나 ‘로즈마리’로 대체해도 맛있다.

‘오레가노’는 파스타, 샐러드, 토마토소스 등 지중해 음식에 주로 쓰인다. 톡 쏘는 향과 씁쓸한 맛이 나는데, 이탈리아에서는 각종 육류 요리와 피자에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로 이용한다. 

‘월계수’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오로지 잎만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잎을 딴 후 말려서 사용하는데 보통 고기를 조리하기 전 냄새를 없애기 위해 쓰이며, 수프나 스튜에 넣으면 특유의 강하고 매운 향을 더해준다. 피클을 만들 때 개운한 맛을 더하기 위해 넣기도 한다. 쌀통 등에 넣어 천연 방충제로 써도 좋다. 

‘파슬리’는 고대 그리스에서 싸움의 승자에게 주는 관, 무덤을 장식하는 장식용으로도 쓰였다.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철, 마그네슘, 칼슘도 함유되어 류머티즘 환자들의 약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샐러드, 수프, 생선이나 육류 요리에 활용하며 상큼한 맛과 진한 풀 향 덕분에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세련된 쓴맛의 ‘루꼴라’는 해산물 파스타도 좋지만, 크림 파스타에 올라갔을 때 더 맛있다. 루콜라의 쌉싸름함이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토마토 그리고 루꼴라 조합도 맛있어서 크림치즈를 곁들여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좋고, 연어와 레몬, 모시조개, 화이트와인을 곁들인 요리도 좋다.

‘바다의 이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로즈마리는 닭고기를 프라이팬에 굽거나 오븐에 구울 때 레몬과 함께 곁들여 주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특히 닭 다리살과 로즈마리, 레몬제스트로 바삭하게 구워낸다면 꽤 감동적이다. 

로즈마리가 닭고기, 양고기에 잘 어울린다면 '백리향'이라고 불리는 타임은 100리까지 향이 퍼진다는 이름처럼 진한 향을 가진 허브다. 주로 스테이크의 풍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된다. 이외에도 각종 생선 및 육류, 해물, 채소 요리에 널리 사용되고 방부 효과가 있어 치즈나 술의 향신료 겸 보존제로도 쓰인다. 두통, 빈혈,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고, 상쾌한 향 덕분에 입욕제나 향수로도 널리 이용된다. 버섯을 구울 때에도 버터와 타임을 넣으면 풍미가 더 살아나고 계란이나 생선의 비린내 또한 잡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스크램블 에그에 타임 한줄기 넣어주면 향긋하게 계란요리를 즐길 수 있다. (조리 후 먹기 전에는 허브을 꼭 제거해 주자! 비누냄새가 날수 있음! 식감도 별로!!) 

이렇듯 허브의 사용으로 음식을 한층 세련되게 만들 수 있지만 지나친 사용은 주재료 본연의 향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음식의 맛을 역하게 하므로 주의하자! 음식 할 때 제일 바보 같은 행동이 재료 많이 넣고 맛이 없어지니까~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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