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사들의 경쟁 심화로 바닥권으로 떨어졌던 한일항로 운임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부산발 도쿄 오사카 고베 등 일본 주요 지역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까지 인상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발 일본 주요 지역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신고만 하고 외부에 공표하지 않는 장기계약운임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 영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장기계약운임은 한 때 5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화주들이 공표되는 현물운임(스폿운임)에서 장기계약운임으로 대거 갈아타면서 장기계약운임이 시장 운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9월 하순께 선사들이 선적상한선(실링)을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급을 줄이자 수급이 안정화됐고 하락일로였던 장기계약운임마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선사 관계자는 “실링을 대폭 줄인 결과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공표 운임뿐 아니라 장기계약운임까지 15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실링을 강화해 운임을 회복하는 데 합의하고 당초 80%로 정했던 9~10월 실링을 70%로 대폭 조였다. 한 번 정했던 실링을 중간에 변경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운임 회복에 대한 선사들의 갈증이 컸음을 보여준다.
11년 전에도 선사들은 공급을 크게 줄여 운임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9년 실링을 65% 선으로 대폭 축소함으로써 세계적인 불황에도 운임을 300달러 이상으로 유지했다.
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는 근해선사들이 수익을 내는 유일한 시장이기 때문에 운임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운임과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한동안 보수적인 실링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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