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05 17:47
<확대경> 올해 무역흑자 100억달러 가능할까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올해 무역흑자 100억달러
는 가능할 것인가.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무역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3억
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수출액(127억9천만달러)도 지난해 1월에 비해 5.2%의 증
가세를 보였다.
지난달에 설연휴가 3일이었고 1월의 연중 수입비중이 지난 5년간 평균 7.95%로
수출비중(6.88%)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일단 순조로운 출발인 셈이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1.4분기에 7-8% 수준의 수출증가세, 10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2.4분기 이후에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30억달러 이상으
로 확대돼 올해 100억달러 흑자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는 만만치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1월 무역흑자에는 선박, 무선통신기기, 기계류 등의 수출증가가 크게 기여
했지만 수입증가율이 지난 9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3.2%)을 보인
것이 크게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10월 32.29달러까지 치솟았던 원유수입가가 지난달 22.79달러
까지 하락, 지난달 원유수입액(21억2천만달러)이 지난해 1월 수입액(21억6천만달러)
보다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의 하루 150만배럴 감산이 본격화되고 이라크의 석유 수
출이 계속 중단될 경우 국제원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에너지연구소는 최근 올해 국제원유가(브렌트유 기준)가 세계 석유 수요가
많을 경우 배럴당 평균 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설비투자 둔화와 함께 지난해 1월보다 3-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자본재
수입이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경우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무역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은 미국 경제의 연
착륙 여부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한 지난달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4.9%에 그치고 반도체 수출
은 정체를 보인 것에 더해 PC 수출이 무려 20%나 줄어든 데는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시장의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이 5년반만에 최저치인 1.4% 성장에 그치는 등
미국 경기의 경착륙 조짐이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
자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미국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100억달러 무역흑자 달성에 필요한 '2.4분기
이후 두자릿수의 수출증가율, 매분기 30억달러 흑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산자부 김상열 무역정책심의관은 "미국 경기의 경착륙이 무역수지 흑자기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EU(유럽연합),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호
조를 보이고 업계가 수출에 온힘을 쏟고 있어 10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 달성은 무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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