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보험 국산화를 목표로 2000년 1월26일 출범한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의 국내 해운시장 점유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안 KP&I 회장은 26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고객 초청 만찬회에서 “한국 해운은 7700만t(재화중량톤)을 보유한 세계 7위의 해운강국이지만 KP&I 위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 JP&I는 자국 상선대의 62%, 1983년 설립된 중국 CP&I는 자국선대의 45%가 가입해 있지만 KP&I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7%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우리 조합은 한국해운과 함께 한 20년 역사의 위상을 갖고 있고 재무건전성 대외신용도 업무처리능력 면에서 세계 유수 보험사에 뒤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해운의 중요한 자산이자 인프라인 KP&I를 아끼고 잘 키워 해운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국내 대형선사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조합의 성장을 소개했다. 창립 첫 해 200만달러에 불과하던 보험료 수입은 2900만달러로 15배 늘어났고 가입선박은 1000척을 넘어섰다.
그는 “20년의 세월 동안 KP&I는 건실한 보험사로 성장해 든든한 한국해운의 안전판이 됐다”며 “P&I 보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우리조합 우리가족이란 회원사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차세대정보시스템관리위원회 투자관리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운영하고 있고 선사의 사고 감소와 클럽의 실적 개선을 위해 해양교통안전공단 해운조합과 협의해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예방을 위한 정보를 회원과 공유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4월 회장 취임 후 조합의 변화를 전했다.
문병일 KP&I 전무는 “우리 조합은 지난 8년간 보험료 인상을 전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올해 적자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도 인상률을 최대한 억제할 예정”이라며 “국내 P&I가 있어서 국내 선주들이 IG클럽의 무분별한 보험료 인상을 피해갈 수 있다”고 KP&I의 순기능을 평가했다.
반면 내년 IG클럽 보험사들은 수입이 15% 하락했다는 이유를 덜어 평균 7.5%의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t당 보험료가 35% 감소하면서 지난해 13개 IG클럽 소속사 중 11곳이 평균 10%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 전무는 “KP&I는 서비스와 클레임 처리능력이 문제없고 전 세계를 커버하는 데다 담보한도도 충분하고 국책은행들이 믿고 인정한다”며 “한국해운과 KP&I가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엔 KP&I 회원사와 박광열 해양진흥공사 경영기획본부장,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이형철 한국선급 사업본부장, 김인현 고려대 교수 등 국내외 해운 보험 관계자 150명이 참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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