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그동안 우리가 알던 그 현대상선이 아니다. 95%를 국민이 투자한 기업이다. 공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잘 될 건가 못 될 건가 논의하는 차원이 아닌 반드시 잘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해운도 살고 국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해운에) 충분한 인풋(투자)이 없었기 때문에 인풋을 만들기 위해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해운 지원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장관은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인 데다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해운으로 수송하는 우리나라에서 해운산업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각의 국적선사 무용론을 두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진해운 파산에도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가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있는데 유사시에 정말 필요할 때 외국선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고 하겠나? 들어오더라도 큰 부담을 요구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국적선대를 유지해야 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선사들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견해다.
“연안운송에 뛰어든 회사가 2000개다. 배는 4000척에 달한다. 국제적으로도 컨테이너시장에 배가 너무 많다. 이런 게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선사들이) 자구 노력해야 한다. 최소한의 노력을 다 했는데도 안 됐을 때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문 장관은 현대상선이 초대형선을 인도받게 될 경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상선은) 선단 운영에 비용이 (매출보다) 훨씬 많이 나오는 구조”라며 “내년부터 2만3000TEU급 선박 12척이 매주 나오고 이어서 1만5000TEU급 8척도 인도받는데, 그 선대만 더하면 수익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일 무역전쟁 피해 선사에 항비 감면
문 장관은 또 최근 한일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사 피해 정도에 따라 항비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배석한 엄기두 수산정책실장(전 해운물류국장)은 “(한일항로) 물동량이 (7월에) 2% 줄었는데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동량이 전년 대비 일정 비율 이상 줄면 단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운영사 도입으로 인천 신국제여객터미널 하역료가 2배 이상 오를 거란 업계 우려엔 “한 때 5배까지 올라간다는 얘기가 있다가 인천항만공사(IPA)와 협의해 2배 수준까지 낮췄다”며 “조정을 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해양수산부가 각 지역 항만공사 관리감독을 안 하면 직무유기”라며 “(IPA와) 긴밀한 협조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으로 비전문가인 행정직 고위공무원이 부임하면서 심판 결과에 불신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에 “실제 와서 보니 해심 내에 행정직은 5%도 안 되더라”며 “어느 조직이든 ‘몰방’하는 건 좋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경쟁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해사법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다른 조직이 생기기 전까지 해심의 기능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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