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1 09:52

기고/ 현대상선 영문사명 ‘HMM’과 승선근무예비역

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17)
성우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현대상선 로고가 저기 보이네요. VHF로 연락 한 번 해볼까요?”

항해사로 근무하던 시절 실습항해사가 망망대해에서 쌍안경으로 상대 컨테이너선박을 확인했는데 국적선사의 로고가 보인다고 필자에게 이야기를 했다. 선박의 측면에 ‘HMM’ 이라는 로고가 보이는 걸 보니 현대상선 소유의 선박이다. 한국인을 만나기 어려운 머나먼 외국에서 마치 한국인을 만난 것 같이 반가웠다.

당시 주변에 통행하는 선박이 거의 없었고 필자는 일단 해도실로 들어가 항해에 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했다. 필자는 이후 혹시라도 아는 동기나 선후배가 승선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선박 간 통신장치인 VHF(초단파통신장치)로 상대 선박에 한국어 및 영어로 인사를 걸어 보았다. 상대 선박에서 한국어로 답변이 와 통성명을 하고 안녕을 물었다. 한국 국적의 선원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에 일면식은 없었지만 즐거운 대화를 나눈 후 서로의 안항(安航)을 기원했다.

이번 기고는 사실 최근 폐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병역법상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의 당위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자 분들께서는 저 이야기가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와 무슨 관련성이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분도 있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 말씀 드린 현대상선의 영문사명인 ‘Hyundai Merchant Marine (HMM)’이 우리나라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와 관련이 있다.

현대상선에서 사명으로 차용한 ‘머천트 마린(Merchant Marine)’이라는 단어는 미국에서 통상 평화 시에는 일반 물품을 나르지만 전쟁 시에는 해군 보조(Naval Auxiliary)로서 병력과 군수물품 나르는 함대(또는 선단)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 제 1, 2차 대전을 계기로 만들어지고 통용되기 시작한 미국의 연방법인 ‘존스 액트’가 그 법적 기반이 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자국의 선원들에게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군수품 및 전략물자, 병력을 수송하는 제4군의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해운업에 종사하는 선원들에게 제4군의 역할을 인정하고 법률로써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병역의무에 관하여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 병역법에서 ‘제5장 보충역의 복무’가 아닌 ‘제4장 현역병 등의 복무’에 3년간 항해사나 기관사로 선박에 승선하여 병역을 마치는 ‘승선근무예비역’을 포함하고 있다.

즉, 국가필수선박 등에 승선하는 한국인 선원들을 대체복무요원 등 ‘보충역’이 아닌 ‘현역’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감소와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현역자원 확보를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현역병 이외 대체복무제도(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의 단계적 감축 또는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승선근무예비역은 엄연히 현역자원으로 분류되므로 다른 대체복무요원과 달리 감축 또는 폐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한편,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로 인하여 선원이 불가피하게 승선할 수밖에 없는 등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있다. 그러나 병역법 제23조의3의 제4호, 제23조의4의 제2호에 따라 선원 본인이 인권 침해를 당하여 승선근무예비역의 편입취소를 원하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업체에 통보하여 남은 기간 동안 육·해·공군의 현역병으로 전환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고, ‘폐쇄된 공간 내의 적은 수의 선원이 생활’하는 선박의 특수성 때문에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문제는 병무청의 근로감독 강화 등 다른 제도의 개선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를 폐지한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전혀 아니다.

더구나 선원직의 기피현상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위 제도가 폐지되거나 축소된다면 해운산업의 기반이 급격히 붕괴되고,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운업에 미치는 폐해가 엄청날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 전시와 비상사태 시 군수물품을 수송하는 국가필수선박의 운영은 육·해·공군 어느 최정예 군대에 의해서도 대체할 수 없는 ‘승선근무예비역에 편입된 한국 국적 선원’의 몫임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한다. 국방부는 이 제도의 축소 또는 폐지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국가 전시와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논의하기 바란다.

▲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의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경험을 쌓았다. 하선한 이후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SUBIC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Wan Hai 311 11/27 12/04 Wan hai
    Wan Hai 288 11/28 12/04 Wan hai
    Ym Certainty 11/30 12/11 Wan hai
  • BUSAN SUBIC BAY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Kota Gaya 11/28 12/20 PIL Korea
    Ever Clever 12/05 12/19 Evergreen
    Kmtc Dalian 12/06 12/20 PIL Korea
  • INCHEON SUBIC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Wan Hai 311 11/24 12/04 Wan hai
    Tropical Sentosa 11/25 12/08 Sea-Trans
  • INCHEON SUBIC BAY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Kota Gaya 11/30 12/20 PIL Korea
    Ever Optima 12/01 12/20 Evergreen
    Ever Clever 12/07 12/19 Evergreen
  • BUSAN NHAVA SHEVA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Msc Faith 11/22 12/21 MSC Korea
    Aka Bhum 11/23 12/13 CMA CGM Korea
    Varada 11/24 12/14 FARMKO GLS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