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4 09:24

한중항로/ 항로개방 연구용역 발주…연내 정부에 제출

‘휴가철 직격탄’ 수요 급감


한중항로가 비수기를 맞아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사들은 8월 들어 수송 수요가 전 달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고 전했다. 한중항로는 지난 4월 사드 사태 이후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일군 뒤 2분기 내내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 결과 상반기엔 1% 늘어난 143만7100TEU로 마감했다. 수출화물은 1.9% 늘어난 55만4100TEU, 수입화물은 0.4% 늘어난 88만3000TEU였다.

1분기와 2분기는 큰 대조를 보였다. 2분기 한중항로 물동량은 6.8% 늘어난 77만200TEU였다. 수출화물은 29만2000TEU로 12.9% 늘어났다. 특히 톈진(신강)행 화물은 31%의 급성장을 보였다. 칭다오행도 12%의 두자릿수 성장을 신고했다. 지난해 실적이 사드사태를 배경으로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같은 기간 수입화물은 47만8200TEU로, 3.4%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1분기 실적은 5% 감소한 66만6900TEU에 머물렀다. 수출화물은 8% 감소한 26만2000TEU, 수입화물은 4% 감소한 40만4900TEU였다. 2분기에 큰 폭의 성장을 구가했던 톈진과 칭다오행 수출화물은 1분기엔 각각 22% 6% 마이너스 성장했다.

2분기 세 달간 강세를 띠었던 한중항로 수요는 3분기 들어선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사들은 물동량 실적이 6월까지의 호조를 이어가지 못하고 7월 들어 둔화 양상을 보인 데 이어 8월에도 추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살아나는 것으로 보였던 자동차화물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는 데다 중국의 환경규제로 폐플라스틱화물은 실종됐다. 7월 한 달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내 자동차 판매는 7만5000대로, 1년 전의 8만2000대에서 12% 감소했다. 선사 관계자는 “물동량 흐름은 7월 한 차례 꺾인 뒤 8월엔 휴가철 공장 조업 감소로 크게 하락했다”며 “8월 물동량은 고점이었던 2분기 월간 실적과 비교해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수요 약세로 운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화물 운임은 10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8달러를 기록했다. 물동량 흐름이 상승세를 띠던 지난 5월 205달러까지 상승한 뒤 시나브로 하락해 7월 들어 160달러대로 떨어진데 이어 한 달이 채 못 돼 15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은 해양수산부 공표운임 기준으로 일반화주 50달러, 계약화주 20달러 안팎이다. 공표운임이 ±10%의 편차를 허용하는 점에 미뤄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계약화주 대상 운임은 10달러대로 파악된다.

한편 항로개방과 관련된 연구용역이 발주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카페리선사단체인 한중카페리협회는 각각 중앙대 우수한 교수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고병욱 박사에게 한중항로 개방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두 단체는 당초 KMI 한 곳으로 연구용역을 몰아주기로 했다가 나눠 발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황정협 관계자는 “항로 개방에 대한 다양한 논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중앙대와 KMI에 각각 연구를 위탁했다”며 “연내 연구결과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선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중국 정부에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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