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는 계속되는 수요침체와 공급과잉 여파로 지난달에 이어 시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발 운임은 연초와 대동소이한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7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베트남 호치민향, 태국 방콕향 운임은 평균 200~300달러대에 공표돼 있다. 램차방향 운임은 국적선사가 50~100달러, 외국적선사가 최저 20달러 최대 375달러를 이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향은 평균 300~400달러대에 형성됐다.
다만 하이퐁향은 신규 서비스 개설 여파로 공표운임 200~300달러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완하이라인은 지난달 하이퐁향 단독서비스인 ‘JKH’를 신규 취항했다. 뒤이어 국적선사인 장금상선과 고려해운도 완하이라인의 선복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신규 서비스에 합류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해운연합(KSP) 항로합리화 정책에 따라 자체 서비스 개설이 어려워지면서 차선책으로 내린 결정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하이퐁노선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 제값받기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대비용 징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류비 하역료 인상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적선사들은 긴급유류비할증료(EBS) 터미널조작료(THC) 컨테이너불균형할증료(CIC) 등의 부대비용 징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외국적선사들이 부대운임을 받지 않고 있어 사실상 비용수취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적선사들은 오는 7월이나 3분기에 터미널조작료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지난달에 이어 초순~중순에 평균 50%대에 그쳤고, 하순으로 가면서 90~100%대를 형성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하이퐁향은 신규 서비스 개설로 공급이 과잉되면서 적재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호치민향은 수요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해운, 동진상선, 일본 정기선 통합법인인 ONE이 신규 서비스 개설 및 기항지 변경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고려해운은 지난달 27일부터 베트남 태국향 서비스인 ‘KTX’를 새롭게 개시했다. 현대상선의 KVX서비스 선복을 구입한 것으로 호치민향은 부산발 기준 주 9항차 운항하고 있다. 램차방향은 부산발 기준 주 8항차다. 기항지는 인천-울산-부산-서커우-호치민-램차방-방콕-램차방-호치민-인천 순이다.
동진상선은 다음달 2일부터 인천 평택발 하이퐁향 직기항 서비스 ‘IHP’의 기항지를 변경한다. 기항지는 인천-평택-하이퐁-서커우-샤먼 순으로 부산항 기항을 제외한다. 동진상선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는 부산을 기항하는 탓에 하이퐁까지 오래 걸렸지만 이번 개편으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인천발 하이퐁향 물동량이 충분히 확보돼 서비스를 개편하게 됐다”고 전했다.
ONE은 다음달 10일부터 호치민향 서비스 ‘KVT’를 새롭게 출시한다.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이 공동 운항 중인 ‘KHS’서비스와 ONE의 일본향 서비스 선복을 서로 맞교환한다. ONE 관계자는 “아시아역내지역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KVT를 도입하게 됐다. 일요일 출항 스케줄로 호치민까지 6일이면 도착한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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