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사드사태의 격랑 속에서도 플러스성장으로 지난 한 해를 마무리지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291만5676TEU를 기록했다. 2016년의 285만3997TEU에서 2.2% 성장했다.
한중 양국을 직접 오간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성장세를 띤 반면 제3국이 도착지 또는 출발지인 환적화물(피더화물)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로컬화물은 3.2% 늘어난 275만8857TEU, 피더화물은 13% 감소한 15만6819TEU였다. 중국행(수출) 화물은 2.8% 감소한 111만614TEU, 한국행(수입) 화물은 5.5% 성장한 180만5062TEU였다. 중국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로 통관을 크게 강화하면서 수출물동량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국 주요 항구별 실적에선 상하이와 닝보는 웃은 반면 톈진(신강) 다롄 칭다오는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상하이가 6% 증가한 80만3733TEU, 닝보가 13.4% 증가한 23만2769TEU를 각각 거둔 반면 칭다오는 4.9% 감소한 44만3817TEU, 신강은 6.3% 감소한 36만3054TEU, 다롄은 1% 감소한 21만1893TEU에 그쳤다.
올해도 수출 수요는 얼어붙은 모습이다. 특히 중국 춘절(설) 연휴를 맞아 공장 가동이 근 보름 가량을 쉬는 까닭에 이달 들어 선적 수요가 뚝 끊겼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그나마 활기를 불어 넣었던 석유화학제품(레진)마저 약세로 돌아섰고 자동차화물이나 고철(스크랩) 폐지 등도 중국의 사드보복과 환경정책으로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효자품목이었던 폐기물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 수입 금지를 선언한 뒤 가파른 내리막길을 보이고 있다. 스크랩과 폐지는 한중항로 수출화물의 10% 정도를 차지해왔다.
자동차 화물은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해 1월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수는 9만여대로 집계됐다. 중국 전체 판매량이 12% 늘어났음에도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25% 후진했다. 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과 기아차 옌청(염성)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국내 협력사가 중국으로 보내는 관련 화물도 함께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춘절 기간 동안 현지 트럭 섭외도 안 되는 등 중국 내 물류망이 2주동안 마비된다”며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통관 규제를 풀지 않은 상황에서 춘절까지 겹치면서 시황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운임은 수입에선 소폭 상승했고 수출에선 지난달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165달러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 10달러 이상 올랐다. 수출운임은 20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한중 양국 정부의 한중항로 개방 합의에 따라 컨테이너선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카페리선단체인 한중카페리협회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관련 연구용역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연구용역에서 항로 수급현황과 여건, 개방 했을 때의 문제점 등이 전반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회담에서 중국정부는 3년 내 개방을 주장한 반면 한국정부는 기존항로는 80%, 신규항로는 60%까지 소석률(화물적취율)이 충족될 때 개방을 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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