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관세법인 김사웅 관세사
FTA(자유무역협정) 특혜관세 혜택은 기본적으로 체약당사국간 직접 운송되는 물품에 적용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등 상대국 세관이 직접운송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해당 국가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 특혜관세 적용이 배제되는 등 우리 기업의 FTA 활용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아세안 FTA는 수입국 세관이 수출국 세관에 원산지검증을 요청하는 간접검증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특히 인도네시아 세관에서 우리나라 세관에 특혜 물품이 직접운송원칙 위반여부를 점검해달라는 요청이 빈번하게 오고 있지만 검증을 수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산지 검증 시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직접운송원칙 입증자료에만 국한되지 않고 원산지 결정에 관한 자료까지 입증해야 하므로 실무적으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비교적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FTA 활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직접운송원칙이 무엇인지와 실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한-아세안 FTA협정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 직접운송원칙이란
직접운송원칙이란 어떠한 물품이 FTA 체약당사국에서 수출해 수입당사국에 운송되기까지 중간에 제3국(FTA 체약당사국 외 국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운송되는 경우에만 최초 체약당사국의 원산지 물품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FTA 협정에서는 체약당사국간 직접 운송되는 경우에만 원산지를 인정한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제3국 경유 등을 인정하고 있다.
FTA에서 직접운송원칙을 규정하는 이유로는 체약당사국 외 제3국에서 원산지가 뒤바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만약 제3국 물품을 수입해서 당사국에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경우 원산지검증을 통해 원산지 요건 충족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 직접운송원칙 FTA 관세특례법령
FTA 관세특례법 제7조제2항에서는 “원산지로 결정된 경우에도 해당 물품이 생산·가공 또는 제조된 이후에 원산지가 아닌 국가를 경유해 운송되거나 원산지가 아닌 국가에서 선적(船積)된 경우에는 그 물품의 원산지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다만 해당 물품이 원산지가 아닌 국가의 보세구역에서 운송 목적으로 환적(換積)되었거나 일시적으로 보관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규칙 제5조에는 ① 수입자가 법 제7조제2항 단서에 따른 요건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② 원산지가 아닌 국가에서 생산과정 또는 작업과정이 추가된 경우. 다만 수입항까지 국제운송에 필요한 하역·선적·포장에 필요한 작업이나 물품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는 데 필요한 작업과정이 추가된 경우는 제외한다. 또는 ⓷ 해당 물품이 원산지가 아닌 국가의 관세당국의 통제 또는 감독 하에 있지 아니했던 경우에는 그 물품의 원산지를 인정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협정에서 직접 운송의 요건 등에 관하여 다르게 규정한 경우에는 협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해 FTA협정 규정이 국내법보다 우선됨을 명문화하고 있다.
3. 직접운송원칙 한-아세안 FTA 협정문
한-아세안 FTA는 부속서3 제9조에 “1. 특혜 관세 대우는 이 부속서의 요건을 충족하고, 수출 당사국과 수입 당사국 영역간에 직접 운송된 상품에 적용된다. 2.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품이 수출 당사국 및 수입 당사국 영역이 아닌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경유하는 제3국을 경유하여 운송되더라도, 다음을 조건으로, 직접 운송된 것으로 간주한다. 가. 그 경유가 지리적 이유로 또는 오직 운송 요건에만 관련된 고려에 의해 정당화될 것, 나. 그 상품이 경유국에서 거래 또는 소비되지 아니하였을 것, 그리고 다. 그 상품이 하역, 재선적 또는 그 상품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데 요구되는 공정 외의 어떠한 공정도 거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부록1 제19조에 체약 당사국이 아닌 제3국을 경유 시 아래의 입증 서류를 수입 당사국의 세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 수출 당사국에서 발행한 통과선하증권
나. 원산지증명서 원본
다. 물품의 상업송장 원본의 부본
라. 그 밖에 부속서3 제9조의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증거인 증빙서류가 있는 경우 그 서류
4. 실무상 대응방안
상기 협정문을 보면 한-아세안 FTA에서는 제3국 경유 시 조건을 달고 있는데 첫째, 제3국 경유가 지리적 또는 운송 상의 이유일 것, 둘째, 제3국 경유 시 거래 또는 소비되지 않을 것, 셋째, 하역, 재선적, 보존공정 외 공정이 없을 것이라고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입증서류로 수출 당사국에서 발행한 통과선하증권과 제9조 입증서류를 수입국 세관에 제출할 필수서류로 규정하고 있다.
제3국 경유 시 상기 입증서류로 수입 통관 당시에 세관에 입증할 수 없다면 실제 원산지물품임에도 불구하고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FTA를 활용하고자 하는 무역당사자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수출자는 선사 및 화물운송주선업자에게 선하증권을 발행 시 선적지와 적출지 외에 참고란에 경유지가 표시되도록 요청해야 하고 제9조 입증서류로 제3국에서 세관에서 발행하는 비조작증명서를 구비하거나 실무적으로 어렵다면 선사(항공사)가 사전에 발행하고, 서명한 비조작증명서를 요청해야 한다. 또한 한-아세안 FTA는 세관 또는 상공회의소를 통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게 되는데 원산지증명서 발급 신청 시 서식 3번(운송수단 및 경로)란에 적재항과 하역항 외에 ‘통과 및 환적항’이 포함되게 요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당사국 경유 시에는 이에 대한 직접운송원칙 충족 입증책임은 수입자에게 있음을 유의하고 수입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원산지물품임에도 불구하고 특혜관세가 배제되거나 수출자는 세관의 원산지검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금번 직접운송원칙은 FTA 협정별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으므로 해당 협정별로 협정문을 꼼꼼히 살펴보는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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