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30 09:52

물류 융합화로 글로벌 강소기업 ‘우뚝’

Sea&Air 라운지/ 에어콘테이너로지스틱스 김현성 대표이사
삼국간 물류서비스·항공운송사업 강화에 초점

최근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먹거리 발굴’이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과 글로벌포워더들의 시장 잠식, 단가 후려치기 등에 신물이 난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토종포워더인 에어콘테이너로지스틱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김현성 대표이사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화물 수송·보관 등 단순히 제조업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닌 생산·배송·유통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종합 서비스를 실현하며 화주의 물류비 절감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물류의 날’ 행사에서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해외 물류시장을 두드리고 공을 들인 덕에 ‘강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해외로 눈돌려 새먹거리 창출

올해로 창립 24돌을 맞은 에어콘테이너가 폴란드 물류시장을 노크한 건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이다. 당시 폴란드에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국내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이 즐비했다.

다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어콘테이너는 단가 하락이 아닌 화주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선보이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과시했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미국 멕시코 등에 자동차 부품사와 동반진출해 3자물류(3PL) 체계를 구축한 것. 국내 본사와 해외지사간 부품 운송, 현지 통관 이원화 체계 구축 등을 통해 물류 시스템의 안정성을 갖췄다.

또한 유럽 지역의 부가세 유예 인증 지원과 현지 내륙운송 납품 등 긴급 운송을 지원해 서비스의 경쟁력 제고와 물류비 감소를 이뤄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화물 운송, 물류시설 운영, 종합물류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3PL 물류를 해외 현지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부적합한 상품은 재작업을 진행 납품 전에 품질 관리에 전력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폴란드 지사에서 보세창고 면허를 획득, 통관 전 물품을 보관하고 고객의 요구에 따른 수량을 납품하는 현지 서비스를 시작해 우리 기업의 해외 공급 경쟁력을 제고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김 대표는 향후 중장기 계획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더욱 개발하는 차원에서 물류업체간 조인트 벤처(JV)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체계적인 접근과 성실함이다. 잦은 해외출장과 고객 미팅 등으로 이른 아침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보고 곧바로 현장으로 향한다.

“중소물류사의 경쟁력은 경쟁력 있는 물류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오너의 성실함과 의지가 동반돼야 한다고 본다. 밤잠을 안자고 온종일 화주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는 화주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물류인이다. 고객이 희망하는 서비스 품질이 매우 높다면 이에 맞춰 단계별로 물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면 차근차근 단계를 끌어올린다.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노릇을 다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중소물류사 해외진출 위해 재정 지원 절실”

에어콘테이너의 회사명을 보면 항공운송 부문에 유독 더 강할 거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동안 해상운송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키워왔다. 해상운송의 사업 비중이 무려 90%에 달한다. 지금까지 해상운송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에어콘테이너는 새로운 변화에 나선다.

김 대표는 향후 물류 트렌드가 물량에서 화주 중심으로 옮겨가며 항공 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품종 소량화 현상이 지속되며 맞춤형 제품을 하루빨리 받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하늘길을 통한 물량이 증가하는 반면, 해상 물동량은 줄어들 거란 분석이다. 게다가 택배산업과 전자상거래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항공 물류사업 강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대표는 항공 전문가 영입과 동시에 삼국간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에 구축한 지사의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 미얀마 태국 등)-미국·멕시코 물류 네트워크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물류사들의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한 충분한 토양을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중소포워더들이 국내에서 경쟁만 하고 밖으로 안 나간다고만 할 게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이 적다보니 대기업만 나가는 게 아닌가. 확실한 경영이념과 재무상태를 갖춘 중소기업들은 협회와 국토부 등에서 정확한 심의를 거친 뒤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를 향한 쓴 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아직까지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가적 차원에서 역량있는 물류 전문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실행이 동반된다면 저희 회사와 같은 강소기업이 육성돼 차별화된 물류서비스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는다.”

인터뷰를 마친 김 대표는 사무실을 뒤로하고 서둘러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몸이 세 개라도 부족할 듯하지만 그는 “바빠도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중소물류사 오너라면 열심히 뛰어야하는게 당연하다.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며 성장하는 에어콘테이너의 모습을 지켜봐 달라.”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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