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3 10:22

외식물류시장의 블루오션 '할랄물류'

세계 할랄시장 가치 2조 달러 추산

할랄이란 ‘법이 허용하는(lawful)’의 뜻의 아랍어로 무슬림의 종교적 성향에 의해 식품, 의약품, 화장품, 의류 등의 소비에 적용된다. 또한 세계 할랄 시장의 가치는 2조 달러(USD)로 추산된다. 국내 사드 보복의 여파로 화장품, 식음료 등 일반 소비재부터 자동차 산업까지 큰 타격을 입으며 현지 시장을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동남아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그 중, 말레이시아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로 무슬림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할랄푸드와 그 인증 기관이 갖추어져 있다. 이에 국내 식품기업들은 동남아 시장의 할랄푸드 진출의 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주목하여 특화된 재료 수급, 생산 기법, 운송 프로세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할랄인증 기준에 맞춰 원료공급을 시작으로 제조공정, 보관, 유통 등을 통합 관리하는 할랄물류 시스템이 중요하다. 무슬림 인구가 중동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분포해 있어 할랄제품을 유통하는 물류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인증 제도와 국내 기업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인증 기관 및 검토 요소

할랄제품으로 인증하는 글로벌 마크로는 코셔(kosher)와 할랄(halal)인증마크가 있다. 코셔 식품은 유대교의 율법, 그리고 할랄 식품은 이슬람의 율법을 따른다. 코셔 인증에는 되새김질을 하는 육류, 비늘과 지느러미가 달린 어류, 고기를 완전히 뺀 육류 등이 포함된다. 할랄에서는 피를 생명의 근원이라 믿어 먹지 않으며 피를 제거해야 부패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러한 코셔와 할랄은 종교적 특성을 지니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아랍권 국가가 아닌 선진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엄격하게 가공 유통된 식품이라 위생적이고 맛과 신선도가 뛰어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할랄인증 기준에 따르면 할랄제품과 비할랄제품이 섞이거나 동일한 장소에서 보관·운송·제조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경우 각국 할랄인증기관에서 금지한 식품을 함께 싣거나 또는 실었던 운송수단에는 실을 수 없다. 또 소, 닭, 오리와 같은 동물의 경우에도 5km 이내 돼지 도축장이 있어선 안 된다. 제품포장부터 조리과정까지 할랄 요건에 부합하는 작업장, 장치, 도구, 위생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그 중 보관법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유효기간을 늘리는 첨가물이나 방부제가 들어간 원료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온습도를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창고 내에서 비할랄제품과 접촉하지 않는 동선을 설계하여 다뤄야 한다. 

할랄푸드 진출 및 물류기반 구축 현황

국내 물류기업 중 CJ대한통운은 최근 말레이시아의 종합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티스’를 인수함으로써 할랄물류시장을 개척하기에 용이한 여건을 갖추게 되었다. 센추리 로지스틱스는 계약물류(CL), 국제물류, 조달물류 등 물류사업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검증을 거친 할랄물류가 가능한 기업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을 받은 햇반과 조미김, 김치 등 총 46개 제품을 앞세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로 수출하고 있다. 이에 추후 계열사와 연계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국내 다양한 외식기업이 할랄푸드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할랄인증을 받은 국내 식품에는 롯데제과 빼빼로, 오리온 초코파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아워홈 국, 탕, 김치, 면, 떡, 어묵, 장류, 두부 외에도 크라운 죠리퐁, 콘칩, 남양유업 멸균초코우유, 대상 마요네즈와 김, 맛소금, 미역 등이 있다. 이는 할랄물류가 뒷받침되었을 때 보다 효율적인 수출 및 신규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해외에선 이미 할랄 인증을 받은 전용 물류단지를 구축해오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노스포트 항구,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구, 싱가폴의 쿨포트 항공 화물 허브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노스포트(NORTH PORT)는 할랄식품만을 위한 항구 내의 선적, 하역, 운송, 보관 등 운송 설비를 갖추고 있다. 보관도 다른 식품들과 분리해 지정된 별도의 창고에서 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는 2006년부터 말레이시아로부터 할랄인증을 받은 식품전용 보관 창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된 할랄식품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가는 유통관문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할랄푸드 진출과 그 기반 구축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2015년 국가클러스터단지 조성을 시도한 적 있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종교 단체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의 진출이 불가피한 시점이라, 투자의 기회비용과 기대효과가 다시 논의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임소영 대학생기자 sylim753@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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