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폭적인 선복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소한 100만TEU까지 선복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13일 "현대상선이 2M과의 전략적 제휴 종료 이후를 대비해 얼라이언스 체제에서 살아 남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 대표 원양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올해 3월 머스크 MSC가 속한 2M과 3년 기간의 전략적 협력관계인 ‘2M+H’를 구성했다.
현대상선과 2M의 협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미서안 노선은 선복교환, 미동안 북유럽 지중해 노선은 선복매입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전 센터장은 현대상선과 2M의 전략적 제휴 종료 이후 계약을 연장할 거란 보장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선복량에서 큰 차이를 띠고 있는 까닭이다.
그는 글로벌 선사들의 인수합병(M&A) 이후 세계 7대선사 선복 규모가 최소 140만TEU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현대상선도 이에 대응한 선박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4월 현재 7대 선사의 선복량 규모는 1위 덴마크 머스크 383만TEU, 2위 스위스 MSC 300만TEU, 3위 프랑스 CMA CGM 215만TEU, 4위 중국 코스코 170만TEU, 5위 독일 하파크로이트 150만TEU, 6위 일본 3사통합법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143만TEU, 7위 대만 에버그린 100만TEU 등이다. 이와 비교해 현대상선의 선복 규모는 47만9000TEU에 불과하다.
코스코와 홍콩 OOCL(57만TEU), 에버그린과 대만 양밍(57만TEU)의 합병을 가정할 경우 7대선사들은 모두 현대상선보다 3배 이상 많은 선복을 보유하게 된다.
전 센터장은 "현대상선의 현재 선복량 규모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향후 3년 후 얼라이언스 가입이 어려울 수 있고 이는 곧 대등한 관계의 얼라이언스 멤버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현행 얼라이언스 체제에서 현대상선이 남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선대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장선상에서 1만TEU급 초대형선박을 10척 정도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현재 운영 중인 초대형컨테이너선은 17척에 불과하다.
반면 경쟁선사의 경우 머스크 77척, MSC 83척, CMA CGM 60척, 코스코 70척(OOCL 포함), 하파크로이트 36척, 에버그린 29척(양밍 포함), ONE 25척 등으로 현대상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 센터장은 "지금이야말로 현대상선이 중견선사로 생존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거대선사들에 맞설 수 있는 글로벌 선사로의 성장을 추구할 것인지 매우 어려운 결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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