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8 19:06

중견조선기업, 흑자경영 언제쯤

지난해 현대미포조선 한곳빼고 적자…수주환경 ‘불투명’

벼랑 끝에 몰렸던 중견조선사들이 지난해 영업손실 폭을 줄였지만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4년에 수주했던 선박을 지난해 인도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경비절감과 인력감축, 외부 자금유입 등으로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조선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2016년 실적개선이나 흑자전환에 대해 ‘예스’보다 ‘노’라고 대답한 조선사들이 더 많아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현대미포만 흑자달성, 나머지 기업은 ‘적자수렁’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유일한 중견조선기업은 현대미포조선이었다. 현대중공업 자회사는 2015년 한 해 40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3년 2014년 연달아 영업손실을 냈다가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3조7017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과거에 수주한 석유제품운반선(PC) 인도와 공정안정, 원자재 가격하락 등으로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의 조선사들은 1년 전에 비해 실적개선을 일궜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00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나, 전년에 비해 손실 폭은 줄었다. 반면 순손실 폭은 확대됐다. 매출은 7.9% 증가한 4조504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에 달했던 STX조선해양은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826억원으로 적자를 크게 줄였다. 2013년 최대 순손실이 무려 -4조5700억원에 달했던 STX조선해양은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을 2017~2018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형탱커와 LNG벙커링선 건조에 주력해 정상화 과정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앞두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영업손실을 소폭 줄였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1월 2000억원 규모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으며, 순손실 폭도 전년보다 줄어든 260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진중공업 측은 동서울터미널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3~2014년에 수주한 선박을 인도하며 실적개선을 이뤘다. 이 조선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중견조선기업 중 가장 높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3% 폭증한 1조692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적자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10월 법정관리 딱지를 떼어낸 대한조선의 매출액은 56.1% 증가한 6065억원을, 영업이익은 -219억원을 내며 적자를 줄였다. 다만 순손실은 -428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이밖에 대선조선도 영업손실을 줄였으며,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17% 증가한 2870억원을 달성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세계 조선시장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중견조선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향후 실적개선 전망에 대해 조선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와 외부자금유입을 통해 전반적으로 조선사들이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도 “대부분 조선소들이 흑자전환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수주 환경이 좋지 않아 턴어라운드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중견조선소들은 대형조선사와 달리 상선을 위주로 수주를 했기 때문에 리스크가 덜해 실적이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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