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물류’ 하면 택배, 물류대행(3PL), 물류창고 등이 주로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최근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ICT 등 첨단 물류기술 등이 물류 연관 단어로 표시된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로 알려진 목원대학교 고대식 교수는 “물류 종사자들도 첨단물류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고 있다. 다음은 목원대학교 고대식 교수와의 일문일답.
교수님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클라우딩 컴퓨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전문가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과 효과는 알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컴퓨터나 스토리지 같은 하드웨어를 비롯해 ERP, SCM, WMS 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요청하면 즉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해주고 사용한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컴퓨팅서비스이다. 전기나 수도처럼 우리가 발전소를 만들거나 상수도원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원하는 전기와 수도를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 개인들은 미리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앱을 사용하거나 개인의 전화번호를 백업 저장할 때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딩 컴퓨팅이 현재 해운 및 물류업계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되고 있나?
유럽의 젬알토(Gemalto)사는 M2M 무선 모듈, 견고한 머신 식별 모듈을 기반으로 온도에 예민한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알람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에릭슨이 대규모 해운 사업자인 머스크(Maersk Line)와 진행 중인 화물선적(커넥티드 컨테이너 트래킹) 분야의 ‘커넥티드 베셀(Connected Vessel)’은 전 세계 선단을 대상으로 이동통신의 불모지였던 해양 지역에서도 끊김없는 효율적인 컨테이너 트래킹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학회 명예회장으로도 활동 중인데 한국정보기술학회의 역할과 기능은?
한국정보기술학회는 연구재단 등재지 학회로 우리나라 정보화가 급물살을 타고 발전하던 2002년에 창립된 회원수가 3400명의 중견학회이다. 2011년부터 2년간 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상임이사회 의장을 맡아 학회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본 학회는 대한민국 IT발전을 위해 다양한 학술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IOT, 빅데이터, 모바일 관련 신기술과 타산업과의 IT융합관련 논문지발간과 기술워크숍 그리고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업계 판도 바꿀 빅데이터와 IOT
최근 물류업계에서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기술들이 물류와 접목되면 어떤 이점이 있나?
빅데이터와 IOT 특히 IOT는 인간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정도의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IOT는 모든 사물과 사람 그리고 데이터나 프로세스에 까지 센서와 ID를 부여하고 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센서와 ID가 부여되는 순간 사람이 아닌 사물스스로가 인지기능을 가진다는 뜻이고 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언제 어디서나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IOT가 물류와 접목되면 위험물을 비롯한 중요한 물류들의 실시간, 전주기 추적과 이력관리가 가능해지고 나아가서는 물류상의 재난재해를 예측해 예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영종대교에 안개가 심하고 전방에 사고가 발생했으면 이를 IOT에서 센싱해 영종대교 교통관제 센터로 위험상황을 자동보고함과 동시에 네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의 GPS를 이용해 영종대교에 진입하는 운전자들에게 직접 사고발생과 위험한 상황정보를 미리 보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운송차량이나 선박에도 과적, 공기압, 평형수와 같이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IOT로 센싱하고 기상정보와 같은 외부정보와 함께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최적의 운송경로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IOT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들과 각종 로그데이터 그리고 SNS데이터까지 모아서 분석하는 것이 빅데이터 분석이므로 지금까지 분석에서 보여준 예측신뢰도를 크게 제고시킬 수 있고, 상상하지 못한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줄 것이다. IOT, 빅데이터 부분은 워낙 핫 이슈라서 얘기가 길어졌다.
신선물류시장이 첨단화·자동화 되어 가고 있다. 콜드체인시스템의 최근 이슈와 향후 전망은?
콜드체인시스템 또한 방금 전에 언급한 것처럼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드론과 같은 기술과 융합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콜드체인 시스템의 최근 이슈는 아마도 ‘실시간 전주기 관리에 필요한 비용대비 효과’일 것이다. 콜드체인을 강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콜드체인 관련 생산자, 창고업자, 운송업자, 그리고 도소매업자는 당연히 콜드체인 시스템에 추가적인 투자를 꺼리게 되고 투자를 하는 업체들은 그 비용이 포함된 가격정책을 가져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생산처와 창고에서 잘 관리된 신선물류가 운송업자의 실수에 의해 온도가 관리되지 않으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전주기 관리가 중요하다. 아울러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물류를 마지막 소매단에서만 잘 관리해 소비자에게 판매를 한다면 그 역시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식중독과 같은 사고도 발생하므로 앞서 언급한 IOT,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어야 된다. 최근 국무총리가 발표한 4대백신 프로젝트가 각종 ICT기술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비롯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처럼 콜드체인 또한 사고예방, 비용최적화,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 등에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드체인 관련 기관, 협업체계 구성해야
국내 콜드체인시장 선진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부분은?
하루빨리 유관부처 간의 협업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가장 많은 신선물류를 생산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저온창고 및 운송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 및 해양수산부 그리고 산업통상부의 콜드체인 선진화를 위한 각자의 역할정의와 협업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 콜드체인의 생산, 저장, 운송 그리고 도소매에 걸친 전주기 관리 주체들이 서로 다른 부처 소관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전주기를 관리하기가 힘들다. 협업과 데이터 공유는 박근혜정부의 ‘정부3.0’의 최대 가치이므로 하루빨리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둘째 컨테이너를 스마트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컨테이너는 콜드체인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온·습도 환경관리를 하기에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원격 모니터링이나 원격 제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센싱데이터를 컨테이너 업체에서 독점하는 구조이므로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실시간 전주기 관리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류IT 부문에서 향후 가장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기술과 그 이유는?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드론이라고 예상한다. IOT가 물류에 미칠 영향은 크겠지만 IOT에서 수집되는 센싱데이터가 쌓이면 빅데이터화 될 것이고 가장 핵심이 될 기술은 이렇게 수집된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알고리즘을 개발해내는 것일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이 이미 대중화 된 표현이라 뭐가 어려울까 긍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빅데이터 분석의 수준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과학자만이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단계가 많다. 일례로 구글의 검색엔진과 목원대학교 홈페이지의 검색엔진이 얼마나 커다란 수준차이가 있을지를 가늠해보면 된다. 즉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예를 들면 테러에 의해 도로가 파손되는 공포가 수반된 재난상황에서 물류측면에서의 피해예측과 최적의 유통경로를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빅데이터 분석이 얼마나 어려울지 예상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드론이다. 택배나 재난과 같은 특수 상황의 물류 그리고 물류의 신속성을 해결하는 측면에서 드론은 물류분야에서 주목할 IT기술이 될 것이다. 우리가 남북대치상황이나 한국의 특수성을 운운하면서 드론이 물류에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드론과 지능화 시스템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된다.
국내 물류시장 선진화를 위해 조언 한 마디.
어느 부처가 주관하든 국내 물류를 실시간 전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클라우드를 구축해 물류관련 데이터와 각종 서비스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정부차원에서 물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게 되면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물류관련 중소기업은 IaaS통해 하드웨어 자원을, 물류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PaaS를 통해 개발플랫폼을 온·습도 환경데이터나 각종 물류관련 소프트웨어들은 SaaS를 통해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를 통해 방폐물, 무기, 화학물질과 같은 위험물류에 대한 실시간 전주기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며 온·습도 환경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필요한 콜드체인 물류관련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온·습도 데이터를 제공하고 활용도 할 수 있는 편리한 플랫폼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소속: 목원대학교 전자공학과(정보통신전공)
직위: 정교수
연락처: 042-829-7652, 042-823-8506(FAX)
이메일: kds@mokwon.ac.kr, kdsmok@gmail.com
수상경력
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 (2011),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2015)
주요경력
1989.9 - 현재 목원대학교 전자공학과 정교수
1995.2 - 1996.2 University of California (UCSB), 컴퓨터공학과 Post-Doc.
2002.3 - 2004.1 목원대학교 학술정보처(전산소+도서관) 처장
2000.1 - 2003.12 벤처기업 연구소장
2008.3 - 2010.2 ETRI 초빙연구원
2011.1 - 2012.12 (사)한국정보기술학회 학회장
2013.8 - 2015.1 목원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2012.4 - 현재 정부통합전산센터 평가 및 자문위원
2014.3 -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
저서
클라우드컴퓨팅 설계 및 구현(2012),
인터넷 실시간 멀티미디어 통신(기전연구사 1999),
데이터통신 및 LAN설계(아진출판 2000),
통신회로실험(진영사 200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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