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세계물류시장은 3.3조 달러(한화 약 3817조44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생산의 글로벌화, FTA 확산 등으로 인해 2020년에는 약 8.1조 달러(한화 약 9370조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기업이 산업간 융합, 고부가가치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물류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고, 중국의 알리바바 역시 유통-물류-ICT를 결합해 급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여형구 전 제2차관은 지난 5월 언론기고를 통해 지금이 물류산업을 첨단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물류단지를 기능 · 규모별로 다양화하고 정보기술(IT) · 유통 등 첨단 분야와 융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도시외곽에 공항 · 항만 · 내륙물류기지를 확충해 기업물류 중심의 공급 정책을 시행해온 정책이 최근 다양한 물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요가 급증하는 택배 센터와 첨단기능을 갖춘 도심 내 중소형 물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데 공감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늘날 물류산업은 기업과 기업의 연결뿐 아니라, 생활밀착 · 유통결합 물류서비스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기기의 확산으로 소비자는 장소나 시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쇼핑을 즐기게 됐다. 여기다 해외직구, 역직구 열풍으로 인해 물류에 대한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서울복합물류단지, ‘유통 · 물류 클러스터’ 주목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서울복합물류단지는 연면적 39만9725㎡, 지하2층, 지상8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5월 시범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정식운영에 돌입했다.
서울복합물류단지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서울시 5대 도심권 내에 위치함 도심형 물류단지다. 서울복합물류단지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합동으로 개발하는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으로 추진됐다. 서울복합물류PEV의 최대주주는 한진으로 31.5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로지스틱스와 SH공사는 각각 28.55%,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복합물류단지의 주주이자 현재 이곳에 입주한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는 이곳 물류단지를 통해 반일 · 정시배송 등 다양한 배송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이곳은 도심과 밀접한 덕분에 도심 물동량 취합 및 거점 공동 수배송이 용이하다. 이를 통해 배송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유류비나 통행료 절감을 통해 전반적인 물류비를 크게 낮췄다.
서울복합물류 관계자는 “서울복합물류단지는 도심근처에 위치해 임대료가 외곽에 위치한 물류센터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유류비나 통행료 등을 절감할 수 있고 기사의 운행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단지가 위치한 송파구 장지동 674번지 일원은 송파대로, 동부간선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서울시의 주요도로는 물론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경부, 중부, 영동고속도로와 인접해 탁월한 접근성을 자랑한다. 서울복합물류 측은 이를 통해 전국 택배물량의 70%를 차지하는 수도권 물류의 원활한 운영과 함께 물류비 절감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국가교통 DB구축사업 전국지역간 화물 기종점 통행 자료의 현행화’에 따르면 물동량 증가로 서울시 물류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복합물류단지는 동남부권 물동량 35%를 처리할 수 있는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한진 · 현대로지스티스 원가 경쟁력 확보
물류단지는 총 6개 동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A, B동은 한진이 C, D동은 현대로지스틱스가 사용하고 있다. E동은 쿠팡이 입주해 있으며, F동은 냉동냉장 자동화창고로 돼 있으며, 현재 입주 유치를 진행하는 단계다.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는 도심 물류단지를 운영해 수도권지역 택배서비스 강화와 함께 터미널간 운송거리 단축을 통해 서비스 소요시간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차량공급이 제한된 현재의 여건에서도 회전율을 극대화해 서비스 운영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센터 기반의 택배거점을 확보하게 되며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동남부 지역의 배송출발 시간이 최소 1시간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공간효율도 극대화 시켰다. 일반적으로 수직형이송형 창고 간격은 8.4m×8.4m인데 반해, 이곳 터미널은 12×10m로 넓혀 보관 가능한 파렛트 수를 늘렸다. 또 1층 물류터미널은 8.9~10m 이상 유효고를 두고 설계해 최첨단 자동분류기를 설치했다.
한진 관계자는 “자동분류기는 시간당 4~5만박스, 일 32만 박스 물량을 처리할 수 있으며, 신규 도입된 자동분류기에는 컨베이어 벨트 상에서 이동 중인 화물의 운송장 바코드 정보를 인식해 배송을 위한 구역으로 자동 분류하는 5면 인식 카메라를 비롯, 컨베이어 벨트 상의 화물을 좌우로 수평 이동시키며 충격을 최소화하는 크로스 벨트(Croos-Belt) 등 각종 첨단 물류장비가 탑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터미널 내 컨베이어 라인
▲지주식 램프
▲자동분류기
특히 터미널에는 최대 40피트 컨테이너의 간선차량이 직접 작업공간까지 진입할 수 있는 2개의 지주식 램프를 설치해 물류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집배송차량 전용 자주식 램프도 별도 설치돼 수배송 시간 단축 및 배송기사의 편의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램프웨이를 통해 각 층마다 설치된 상하역 도크(Dock)를 이용해 화물이 수평적으로 이동이 가능해졌고, 층별 차량 진입이 실현됐다. 이를 통해 분류, 보관, 유통가공 등 시설공간을 효율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객사 최적화된 설비
물류단지 E동은 쿠팡이 입주해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E동은 상온창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입주사의 화물특성에 맞게끔 구조변경이 가능하다. 쿠팡은 5층부터 지하를 연결하는 스파이럴 컨베어(spiral conveyor)를 설치해 물류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스파이럴 컨베어는 기존 수평형 컨베이어와 달리, 수직형으로 설치돼 제품의 회전력을 통해 무구동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포장된 제품을 이동하는데 용이하다.
F동은 연면적 2만8089㎡, 지하2층, 지상6층 규모다. 지하1층에는 수동창고와 입출하장이, 1층에는 컨베이어, 루프 RTV(Loop RTV), 수직 반송기 등의 입출고 반송설비와 입출하장, 급동실, 수동창고 등이 설치돼 있다. 2층은 싱크로나이즈 RTV 시스템, 입출고 컨베이어 등 자동화창고 입출고설비, 3층부터는 랙과 스태커 크레인 등 자동화창고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공간 마련
지난달 이마트가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부지에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이 중단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동대문구을)과 지역주민들의 사업 재검토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마트 측은 지역주민들과 협의해 복합시설 설립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서울복합물류단지 역시 도심에 위치해 있는 터라 지역주민들에게 물류단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 단계부터 도심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물류단지 곳곳에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녹색물류단지를 조성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옥상에는 공중정원과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서울복합물류 관계자는 “특정인들은 물류단지에 대해서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 디자인 심의회를 통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도시환경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i Interview 조준모서울복합물류 팀장
“함께 협력하며 선진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해야”
Q. 서울복합물류는 국내 최초 도심형 물류단지다. 어떤 이점이 있나?
서울에 위치한 유일한 대형 물류단지다. 최단거리 배송이 가능하며, 일일 2~3회 배송이 가능하다.
Q. 본래 현대로지스틱스에서 근무했다. 서울복합물류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PF 및 부동산을 분야에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 서울복합물류에 합류했으나, 리파이낸싱 및 잔여 냉동창고, 자동화창고 및 사무동 추가 분양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물류는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기 때문에 부동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Q.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졌다. 향후 도심형 물류단지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나?
현실적으로 서울 시내는 토지가격이 높기 때문에 물류단지를 확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서울외곽의 규제가 풀릴 경우, 도심형 물류단지가 확충될 것으로 예상한다.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Q. 최근 이마트가 추진하던 장안동 물류터미널 건립이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중단됐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민원이 발생할 경우 원칙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물류가격이 제품의 원가를 구성하고 있어,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은 곧 고객들에게 혜택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Q.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대규모 물류단지를 매일 보면서 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움직이는 택배차량을 보면, 경제가 긴급하게 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더욱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를 한다.
Q. 마지막으로 업계에 조언 한마디.
국내 물류산업 선진화를 위해 마냥 경쟁을 하는 것보다, 필요에 따라 정보를 교류하며 함께 선진 물류기업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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