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라인이 현대중공업과 총 2조원짜리 거래를 진행한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AP묄러-머스크는 현대중공업과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의향서엔 7척의 옵션을 별도로 발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닷컴은 신조선가를 척당 1억1500달러라고 전했다. 옵션 포함 18억4000만달러(약 2조200억원) 거래인 셈이다. 선박 인도시기는 2017년부터 2018년 초다.
발주량은 당초 처음 논의됐던 5척 확정발주, 5척 옵션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다만 구체적인 발주 척수와 옵션 등의 내용은 본계약 체결 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삼성중공업은 고배를 마셨다.
머스크라인은 두 조선소를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불러 들여 값을 깎는 '더치옥션'(역경매) 식으로 협상을 진행해 최저 입찰가를 써낸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중공업은 협상 테이블에서 척당 1억2400만달러의 선가를 고수하며 추가 할인을 거절함으로써 선택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머스크라인과의 추가 거래를 겨냥해 매우 공격적으로 이번 거래에 임해 최종 승리자가 됐다. 머스크 측은 발주 결과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CMA CGM으로부터 동급 선박 6척을 수주한 뒤 일주일 만에 다시 추가 수주 소식을 타전했다. 현대중공업은 CMA CGM과도 1억1500만달러에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머스크라인은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에 2만TEU(1만9630TEU)짜리 극초대형 컨테이너선(ULCS), 이른바 차세대 트리플-E 시리즈 11척을 발주하는 등 잇따라 초대형 거래 소식을 터뜨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의 거래 가격은 척당 1억5100만달러였다.
이달 초 운영선대 300만TEU를 돌파한 머스크라인은 그동안 축적한 수익을 기반으로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적극적인 선박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머스크라인의 신조 발주량은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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