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1만8000TEU급 극초대형선(ULCS)을 인도받으며 선복량 300만TEU를 돌파했다.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는 막대한 신조 발주를 통해 머스크라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우리나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재정난으로 신조 투자에 신경을 쓰지 못하면서 선대 확장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11일 프랑스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사프마린 등 자회사를 포함한 머스크라인의 선복량은 303만8900TEU를 기록했다. 사선 257척 170만3000TEU, 용선 354척 133만5900TEU다.
덴마크 선사는 미국발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6월 200만TEU를 돌파한 뒤 꾸준히 선복을 늘려왔다. 2011년 12월 250만TEU에 도달했으며 올해 1월에 293만TEU까지 끌어올린 뒤 5개월이 지나 다시 100만TEU를 추가하며 300만TEU 고지를 넘어섰다. 10년 전인 2005년의 91만TEU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머스크는 6월1일자로 1만8340TEU급 컨테이너선 <마릿머스크>(MARIT MAERSK)호를 인도받으면서 300만TEU를 달성했다. 신조선은 이 선사가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20척의 동형선대 중 19번째 선박이다. 이른바 트리플-E 시리즈다. 머스크라인은 이달 말까지 <마틸드머스크>(MATHILDE MAERSK)호를 인수하면서 트리플-E 시리즈 도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 선사는 지난 2일 2세대 트리플-E 시리즈인 1만9630TEU급 선박 11척(옵션 6척 별도)을 역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선박 인도일은 2017년 4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다.
MSC 발주량 머스크 크게 앞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머스크지만 계속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할 지는 미지수다. 같은 2M 회원사인 MSC의 추격이 매서운 까닭이다. MSC의 현재 선복량은 258만7900TEU로 머스크에 40만TEU 이상 뒤진다. 하지만 신조 발주량은 55척 70만1100TEU로, 머스크(30척 36만7400TEU)를 2배 가량 앞선다. 발주량과 용선 등에 미뤄 두 선사의 선복량은 2018년 중반께 나란히 330만TEU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MSC는 1만9200TEU급 신조선 20척을 2017년까지 인도받는 조건으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에 발주한 상태다. 이 가운데 첫 2척인 < MSC오스카 >와 < MSC올리버 >호를 지난 1월과 3월 각각 인수했다. 1만5900TEU급 선박 2척과 8800~1만1000TEU급 신파나막스급 선박 36척도 향후 2017년까지 인도받는 일정으로 발주한 상태다.
이에 맞서 머스크는 향후 5년간 선박 신조와 개조, 컨테이너 장비 투자 등에 1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3월27일 중국 코스코저우산조선소과 3600TEU급 선박 7+2척의 신조 계약을 맺은 뒤 2개월 만에 ULCS 신조에 나섰다. 아울러 다음달께 1만4000TEU 선박을 포함한 추가 신조 발주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라인이 최근 진행한 ULCS 발주와 신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을 용선한 것을 두고 MSC의 선복 증강 3개년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그리스 선주사와 올해 또는 내년부터 5년간 9000TEU급 선박 7척을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스 캐피틀십매니지먼트에서 3척, 오션벌커스에서 4척을 임차하게 된다. 일일 용선료는 3만8500달러다.
선박 도입 계획에서 알 수 있듯 전 세계 선복량(1952만8700TEU)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두 선사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M과 경쟁선사 격차 확대일로
2M에 비해 경쟁선사들의 외형 확대는 느린 편이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의 선복량은 174만8200TEU로, 두 선사에 한참 뒤처진다. 세계 8위인 한진해운은 62만8000TEU, 18위인 현대상선은 36만8500TEU의 선복을 운영 중이다. 양대 국적선사의 10년 전 선복량은 각각 29만1200TEU, 13만7000TEU였다.
인수합병(M&A)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2018년께 CMA CGM의 선복량은 220만TEU에 이르고, 그 밖의 주요 선사 선대는 140만TEU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빅2와 나머지 선사들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CMA CGM의 신조 발주량은 43만7100TEU다. 올해 6월과 11월 사이 1만7800TEU급 선박 5척을 인도받은 뒤 2017년에 1만4000TEU 신파나막스 6척과 2만600TEU급 차세대 ULCS 3척을 인도받는다. 아울러 9100~9900TEU급 선박 22척을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 선단에 편입할 예정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용선방식으로 각각 3만6100TEU 6만TEU의 신조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말부터 터키 시너(Ciner)로부터 용선한 9030TEU급 선박 4척을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서 인도받는다.
현대상선은 영국 선주사 조디악(Zodiac)으로부터 임차한 1만TEU급 선박 6척을 내년께 인도받을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에서 짓고 있는 이 선박을 파나마운하 확장에 대응해 미 동안 항로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20위권 선사 중에서 신조발주량이 많은 편에 속하는 선사는 한진해운과 CKYHE얼라이언스를 결성 중인 대만 에버그린이다. 이 선사의 신조 계약 규모는 머스크와 비슷한 35만5000TEU에 이른다.
에버그린은 2016년에 1만4000TEU 선박 10척을 건조한 뒤 2018~2019년 사이 1만8000TEU급 ULCS 11척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 선사는 3000TEU급 선박 20척 발주를 검토 중이다.
에버그린의 현재 선복량은 202척 94만2000TEU로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발주량을 고려할 경우 대만선사는 칠레 CSAV를 인수하며 4위 자리에 오른 하파그로이드를 머지 않아 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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