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6-22 17:22

복운업계 뜨거운 감자 운임덤핑 논란 지속돼

복합운송업계가 운임덤핑에 대한 제어장치없이 운임시장에서 표류하고 있다
. 관련협회에서도 운임덤핑문제를 윤리분과위를 통해 해결해 보려 노력하고
있으나 워낙 업체간의 이해가 걸린 사안이기에 이렇다 할 대책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운업계 운임시장 안정을 위해 강력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관계자들이 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
목된다.
가야쉬핑의 정계성 사장은 “지금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응책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며, 마치 물고기가 살고 있는 물속에 독극물을 뿌려놓고 뒤늦게 정
화시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강을 조성해 주려고 애쓰는 형국과도 같다”고
일침하면서 정사장이 소속돼 있는 해운분과위원회에서 자구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22일 동의서를 작성, 콘솔 담당자들에게 배포해 단합된 모습을 보
여줌으로써 해당 덤핑사의 덤핑행위 철회를 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
다.
한편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에는 운임의 상당부분이 실화주들에게 공개되
어 있고 그로 인한 불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암묵적인
동의하에 콘솔업체들 사이에 유지되어 오던 운임이 파격적으로 하락하면서
선·하주 모두에게 재정적, 정신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운임이 내려
가면 도착지 비용이나 THC(터미널화물조작료), 창고비, 운송비 등의 요율을
높게 적용해 낮은 운임으로 부터 충당하려 한다는 견해다. 결국 하주들은
얄팍한 상술에 기만당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옛말에 “싼게 비지떡
”이라는 말이 있듯이 하주들도 싼 곳만 찾아 부화뇌동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정사장은 밝혔다. FCL을 주시장으로 하는 선사의 경우에도
운임이 싼 LCL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미미하나마 물량의 감소도 예견된
다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일부 포워더 관계자들이 운임문제에 대해선 시장원리 운운하며 민
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반론을 펴고 있다. 정사장은 운임
덤핑사들이 자유시장경쟁원리를 내세워 당위성을 구하려 하고 있지만 궁색
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복운업계에 오래 몸담아 왔지만 지금
처럼 급격한 운임의 하락은 전무했다고 강조했다. 마켓 자체라는게 변동폭
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의 경우에는 혼자 살겠다고 인위적으로 시장질서를
교란시켜 놓은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과다하게 난립되어 있는
포워더업체들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도 설득력이 없으며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노점업자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상철학을 가지고 운영하기 마련인데 업
계정리를 한다는 명분하에 기반이 약한 후발 포워더주자들을 도태시키겠다
는 생각은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이의 시정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운임시장을 교란하는 회사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취해
져야 한다는 소리가 높으나 이 역시 복운업계간의 영업전략적 차이나 차별
화 경영으로 단합된 조치의 결단이 어려운 실정이고 선사들과 같이 항로마
다 운임동맹이나 협의체가 마련돼 운임덤핑시 페널티를 물리는 등의 불이익
을 줄 수 있는 제어장치도 없는 형편이어서 뚜렷한 기준하에 제재하기란 힘
든 상황이다.
이와관련 정계성 사장은 법에 호소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공정거래법상에는 운임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내려가는 것에 대해선 규제할 만한 사항이 없어 물리적인 제재를
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해륙해운항공 김재균 이사는 “신생업체가 새로운 시장의 개척수단으
로 시작한 운임인하식 영업전략은 작년부터 서서히 확산되기 시작하더니 금
년들어 최대폭까지 떨어진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기존의 거래처를 등지고
새로 계약을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업계들은 기존 거래처들을 빼앗기
지 않기 위해 불가피하게 인하된 운임에 맞추어 운영하고 있어 영업에 애로
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복운업계 운임문제는 특히 동남아 시장에 있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포워더들 대부분이 동남아시장을 겨냥하는
영업을 해오고 있어 운임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김 이사는 미국이나 유럽시장 자체는 에이전트나 바이어 중심의 시장이라는
특성이 있어 이미 점유하고 있는 기존의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 신생업체
가 섣불리 들어와서 콘솔작업 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이나 미주지역은 아직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의 복운업계는 환율이 하락하고 운임도 내려갔고 전반적으로 물량
도 부족한 상태여서 3중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금시장도 좋지 않아서 그야
말로 사면초가 상태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복운업계가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은 통관업 허용문제가 재도약의 열쇠라고 잘라 말했다. 복운
업체들은 클레임 발생없이 최상의 하주서비스 만족을 위한 노력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모든 서류의 전산화 및 통관업이 허용되면 일괄운송체계 구축
이 가능해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복운업계 동남아시장에 대한 운임덤핑 사태에 대한 관계자들의 의견은
대부분 운임시장의 안정과 영세한 포워더들의 보호차원에서 하루속히 해결
돼야 할 현안이라고 목청높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을 위한 뾰
족한 묘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복운업계 관계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운임덤핑이 시장원리에 입각해 이루어지든 부당 영업행위 등 잘잘못은 관계
당국이나 협회차원에서 가려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화급히 이 문제가 해결
돼 복운업계 운임시장의 정상화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선하주들의 지
배적인 의견이다.
글·원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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