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5 13:57

부산항 세계 5위 아성 무너졌다

닝보항에 78만TEU차로 역전 당해
칭다오·광저우항 ‘컨’ 증가율 ‘눈길’

11년간 세계 컨테이너 항만 순위 5위를 달리던 부산항의 아성이 깨졌다. 최근 컨테이너 물동량 집중유치에 나선 닝보·저우산항이 부산항을 세계 6위로 끌어내린 주인공이다. 닝보·저우산항은 뛰어난 항만 입지환경과 대규모 항만건설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세계 5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다. 지난해까지 두 항만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최종 승자는 닝보·저우산항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은 세계 컨테이너 항만시장에서 높은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며 부산항을 6위로 끌어내고 세계 ‘톱5’ 컨테이너 항만에 등극했다.

10대 항만 중 닝보와 부산항 순위만 뒤바뀌어

지난해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중에서 순위가 뒤바뀐 곳은 닝보·저우산항과 부산항 뿐이었다. 지난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1865만TEU를 기록했으나 배후부지 산업을 기반으로 물동량이 급증한 닝보·저우산항에 밀리며 세계 6위를 차지했다. 닝보·저우산항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943만TEU를 처리하며 부산항을 78만TEU차로 앞서며 5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누계 실적 부문에서 두자릿수 물동량 상승세를 보인 항만은 닝보·저우산항 뿐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의 세계 5위 등극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닝보·저우산항은 지난해 9월 누계 처리실적에서 부산항을 104만TEU차로 앞섰다. 처음으로 100만TEU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8월까지 82만5천TEU를 앞선 닝보·저우산항은 9월에 고성장하며 부산항과의 컨테이너 물동량 격차를 더욱 벌렸다.

지난해 목표치인 1820만TEU를 초과달성한 부산항은 올해 환적화물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의 올해 환적화물 목표치를 6.5% 증가한 1000만6천TEU로, 총 컨테이너 물동량은 1950만TEU로 잡았다. BPA는 환적 물동량 유치를 위해 유럽지역 대표부를 지난해 9월에 설립, 올해에는 주요 컨테이너 선사 본사 운영 책임자를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항지 결정권을 가진 운영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환적물량 유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물동량 창출은 물론 고부가가치인 환적화물 유치에 힘써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10대 항만 ‘컨’물동량 전년比 5%↑

세계 10대 항만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억1131만TEU를 기록했다. 세계 1위 상하이항은 지난해 보다 5% 증가한 3528만5천TEU를 처리하며 5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상하이항은 11월 처리실적을 제외하고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1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2월과 6월에는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한 컨테이너 처리실적을 보이며 눈부신 성장을 일궜다.

세계 2위항인 싱가포르항은 누계 처리실적에서 3년 연속 3000만TEU를 달성했으며, 누계 실적과 월간 처리실적 모두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싱가포르항의 지난해 누계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3386만9천TEU를 기록했다. 선전항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3% 성장한 2403만5천TEU를 기록하며 세계 3위 자리를 지켰다.

홍콩항은 세계 10대 항만 중에서 유일하게 물동량 감소율을 보였다. 홍콩항의 지난해 누계 처리실적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2228만3천TEU로 집계됐다. 홍콩항의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2%나 감소한 181만6천TEU를 기록하며 전체 감소를 이끌었다.

부산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세계 7~8위 항만인 칭다오항 광저우항의 질주가 무섭다. 특히 지난해 12월 칭다오항과 광저우항의 월간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26.9% 11.7% 고성장한 146만1천TEU 156만4천TEU로 집계됐다. 누계 실적에서도 두 항만은 7.6% 7.2% 성장하며 부산항을 바짝 뒤쫒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피더항로 확대, 대형 컨테이너선 유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적화물을 유치해 물동량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항만배후단지 활성화를 통해 우리항만을 고부가가치 화물을 창출하는 선진형 항만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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