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31 11:08

페루 경제, 신흥국 중 가장 안정적

NICE신용평가㈜, 페루 신용등급 BBB+/Stable로 상향
중남미의 페루가 건전한 재정과 함께 경제환경 악화를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았다.

NICE신용평가㈜는 30일 페루의 신용등급을 BBB/Stable에서 BBB+/Stable로 상향했다. 또 국내통화표시등급은 BBB+/Stable에서 A-Stable로 상향했다. 이번 등급 상향은 재정 부문의 질과 양 개선 추세를 반영했다.

NICE신용평가㈜ 측은 현재 신흥국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광물부문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이어온 호황기 동안 경제를 어떻게 운용했는지가 향후 경기 상황과 신용 등급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 동안 페루는 보수적인 경제 운용을 통해 건전한 재정을 보유해 왔다. 또 인플레이션도 낮게 관리되고 있어 대외환경 악화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높은 대외 의존도와 자원 부문에 집중된 경제 구조는 여전히 취약점이므로 일시적 성장률 하락과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해 보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구조 개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루는 90년대부터 재정부문에 대한 개혁 작업을 진행하며 신흥국 중 가장 안정적인 재정 지표를 보유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개년 평균 GDP 대비 재정수지가 0.9%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03년말 기준 48.7%에서 2013년말 19.6%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페루의 정부부채 규모는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또한 GDP 대비 재정 수입도 2004년 18.3%에서 2013년 22.3%로 증가했으며 GDP 대비 일반 정부 자본적 지출 규모는 2.8%에서 6.1%로 증가하며 재정의 질적인 측면도 크게 개선됐다.

2014년 GDP 대비 재정적자는 0.4% 수준으로 전년도 0.7%흑자에 비해 다소 악화됐으며 2015년의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한 확정적 재정정책으로 GDP 대비 2.1% 내외의 적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재정적자 규모가 크지 않고, 2015년 말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도 20% 내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확대가 재정안정성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원하락 가격이 투자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으나 2015년 하반기부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성장률은 2.5% 내외로 전년 5.8%에 비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품 가격 하락과 함께 일시적 요인인 일부 주요 광산이 생산 차질, 불법 금광에 대한 규제 강화와 저조한 어업생산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5년의 경우 각종 사회간접자본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그 동안 지연됐던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면서 2014년 부진했던 고정자산 투자 성장률이 회복될 전망이다.

현재 페루 정부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2015년 리마 전철 2호선과 쿠스코 신공항 건설, 각종 도로 확충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된다. 또 환경 문제로 인해 지연돼왔던 대형 광산개발 프로젝트도 재개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향후 등급방향에 대해 자원가격 하락기 동안 거시경제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신용등급 상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 개혁, 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원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금융시장의 대외 의존도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하게 진행돼 재정부문의 경기부양 부담이 예상보다 클 경우 정도에 따라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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