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6 17:00

제2외곽순환도로 조기개통에 신항 활성화 달렸다

인터뷰/ 인천항만공사 유창근 사장
G6 CKYHE 대상 신항 이용 마케팅
인천내항운영협의회 이달 출범···내항 개발 의견 조율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항만공사 사장에 취임한 유창근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천항이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면모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인천신항 개장을 통해 원양항로를 유치할 경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사장은 신항 활성화를 위해선 시화공단과 인천항을 연결하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의 조기 개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크레인을 통해 하역하는 방식인 LO-LO(Lift On Lift Off)형 카페리선의 새 국제여객부두 기항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유 사장과의 일문일답.

Q. 공직 출신이 아닌 첫 민간 출신 사장에 대한 경영방침에 관심이 높다. 항만운영에 대한 기본 구상은?

지금까지 인천항과 인천항만공사가 걸어오고 준비해 온 길을 가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과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항만운영의 경우 인프라의 적기 공급과 물동량·관광객 유치를 통한 조기 활성화, 항만운영 효율성 극대화, 사망·중상 제로의 안전항만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현장의 목소리와 이슈를 경청하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재임 기간 중 연간 총 물동량 1억6천만t과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 달성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

공기업의 경영은 경영 합리화, 재무 건전성 관리부문에서 국가 전체의 정책방향과 공사의 경영목표를 고려해 균형있게 이끌어 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이다. IPA 구성원 모두가 경영방침과 경영가치에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정보를 공유하며, 신속하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외부 이해 관계자와의 컨센서스를 이뤄나갈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인천항의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면모는 아직 부족하다. 세계 10위의 일본 선사인 MOL의 2만TEU급 선박 발주 소식이 전해지는데, 객관적 기준에서 볼 때 글로벌한 항만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곳은 인천신항 뿐이라고 생각한다. 남항이 부분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인트라 아시아’(아시아권역 내)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는 게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그러나 유가 하락, LNG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해 글로벌 해운시장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선박 대형화 추세도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인천신항을 통해 16m 심수항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보하면 미주 남미 호주로 향하는 해운 서비스를 개설할 수 있게 되고 인천항에 새로운 전기를 열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육류와 해산물을 수입하는 호주와 남미를 직기항하는 항로가 개설되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화주나 포워더에 매력적인 조건이 될 수 있다.

Q. 임기 중 가장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 과업이 있다면?

전문분야인 컨테이너 부문, 즉 인천신항 사업이 성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Ⅰ-1단계가 아니라 Ⅰ-2단계(추가 6선석 개발 및 운영) 사업으로 접어들 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후단지 조성도 서둘러야만 신항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힘쓸 것이다. 부가적으로는 인천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관 간 협의와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도 힘쓸 생각이다. 신항이 성공하고 대형선이 입항해 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물류의 흐름이 원활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천항과 인천공항과의 연계, 신항 배후의 도로망 확충 등을 위해 인천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Q. 내항 재개발이 인천항과 지역사회의 큰 현안으로 부상했다. IPA 기본 입장은?

내항재개발 사업은 이미 해수부 장관이 약속한 사업으로 IPA는 기본적으로 내항재개발의 취지와 항만개발의 흐름에 공감하고 있다. 그간 IPA는 정부가 발표한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 추진 로드맵 일정에 따라 인천시민이 공감하는 항만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항만재개발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 주체가 있고 선결과제가 있는 만큼 항만운영 기관과 시민사회 등 제 주체간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구체적인 안을 갖고 이들 이해관계 주체들과 협의를 해 가겠다. 특히 각 이해관계 주체가 조금씩 양보하는 것으로 큰틀에서 합의를 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일부에서 IPA가 내항 재개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동안 공사는 12차에 걸쳐 진행된 TF(전담팀) 회의 구성원으로 적극 참여해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에 따라 본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세부적이고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공사가 주관이 돼 ‘인천내항운영협의회’를 이달 3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내항 재개발 TF에서 내항 재개발의 사업 추진 기본방침으로 지난 8월 부두운영사 통합을 결정했는데, 협의회에선 통합 추진에 따른 인센티브와 항만근로자 고용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Q. 인천신항 개발 사업의 진행 상황과 향후 일정은?

인천신항 건설사업은 송도국제도시 서남쪽에 총 부두길이 1.6㎞에 달하는 컨테이너 부두 6개 선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상부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5월 B터미널(선광) 개장을 시작으로 2016년 1월 전체 개장 예정이다. 내년부터 인천신항이 개장돼 본격 운영되면 우리나라의 물류 비즈니스 시장 여건과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비싼 내륙운송비용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을 이용해야만 했던 수도권 화주들의 내륙수송 물류비용을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글로벌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남항 및 내항에 비해 운항거리가 최대 4㎞ 이상 짧아 선박 운항에도 경제적이다.

신항이 개장하면 인천항의 물동량 실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216만TEU)에 비해 8.8% 늘어난 235만TEU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신항 개장 효과 등을 반영해 10% 가량 증가한 260만TEU를 목표하고 있다.

현안 사안으로는 부분 개장 문제를 들 수 있다. 최근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차원에서 물동량, 경영여건 등을 감안해 부분개장을 요구 중이다. 부분개장을 위해서는 항만기본계획에 따른 실시계획 변경 절차 이행을 밟아야하고 정부투자 사업(진입도로, 관리부두 등)에 대한 과투자 논란의 소지가 있다. 부분 개장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할 사안이다. 또 신항을 연결하는 배후도로망 구축이 잘 안 돼 있다. 특히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연결은 시급하다. 물류의 동맥이 되는 도로라 조기에 시화지구와 인천항만지구를 관통하는 전 구간이 개통돼야 한다.

Q. 신항 마케팅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있나?

서울, 수도권에 있는 인천에 수심이 깊은 항만을 만들고 있다는 점 자체가 해운선사, 물류시장에서는 획기적인 소식이자 변화다. 전성기를 누리던 마카오가 깊은 수심을 확보한 홍콩에 화물을 완전히 빼앗기고 결국 글로벌 물류기지의 위상을 놓쳐버린 사례도 있다. 오랫동안 해운선사에서 일한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와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인천항의 이러한 변화를 알리고, 찾아가는 마케팅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특히 글로벌 해운시장의 뚜렷한 추세인 선사 얼라이언스 확장에 착안해 선대운용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타깃선사들을 우선적으로 집중 공략하고자 한다. G6나 CKYHE 등과 접촉하고 있다.

Q. 신항 활성화를 위해선 한중항로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IPA 입장은?

한국과 중국 양측에서 기존 시장 사업자들의 반대와 저항이 심해 FTA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예상된다. IPA는 신항 개장 이후 시점에, 북중국을 기·종점으로 미주·유럽으로 향하는 노선 서비스와 환황해권 내 로컬 화물 서비스에 대한 항로개설 제한을 우선적으로 푸는 부분개방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Q. 인천항의 크루즈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내년 전망은?

작년(2013년)에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2012년 8항차 대비 12배 가량 늘어난 95항차였다. 관광객은 승무원을 포함해 2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인 크루즈 승객 1인당 평균 105만원을 쓴다는 한국관광공사의 자료를 인용해 단순 계산해 보면,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 인천항이 대한민국 ‘물류·관광 비즈니스 거점’으로 위상을 국내외에 각인시킨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 등 일부 환경으로 인해 92항차로 마감할 예정이다. 현재 예약기준으로 2015년에는 올해보다 60% 이상 늘어난 148항차가 예상된다. 승객은 29만명이 찾을 것으로 추정되며, 약 3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인천항의 크루즈 입항 추세는 향후 새 터미널이 준공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Q. 골든하버, 즉 새 국제여객부두의 건설 추진현황과 기대 효과는?

신 국제여객부두 건설 사업은 카페리 7선석과 크루즈 1선석을 포함해 총 8선석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공사가 심혈을 기울여 건설중인 크루즈 부두는 15만t급 초대형 선박을 포함해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5천t급의 크루즈까지 접안할 수 있도록 건설 중이다. 지난 2012년 8월 공사 착공 이래 현재까지 차질 없이 추진 중에 있으며, 2017년 5월까지 부두와 터미널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새 국제여객부두가 완공되면 그동안 1,2터미널로 이원화돼 운영됨에 따른 승객들의 불편을 없애고 전용 터미널이 없어서 그동안 신항 임시부두와 북항에 내려 불편을 감수했던 크루즈 승객들도 쾌적하게 인천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중 카페리선들도 새 국제여객부두로 옮겨가게 되는데, LO-LO형 카페리선의 하역은 여객부두 내에서 이뤄지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해당 선박들이 다른 부두를 이용토록 하거나 하역을 다른 곳에서 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편집자 주 : 현재 인천항을 기항하는 LO-LO형 카페리선은 범영훼리 진인훼리 한중훼리 등 총 3척이다.)

Q. 취임사를 통해 ‘사망ㆍ중상 제로의 안전한 인천항 만들기’를 주요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구상이나 구체적 방안이 있다면?

IPA는 항만 재해예방과 안전사고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 지난 6월 안전전담부서(안전보안팀)를 신설했다. 신설된 안전보안팀은 항만사고의 선제적 예방활동과, 항만 통합 안전관리체계 구축, 안전시스템 개선, 안전교육 및 안전문화 확산 등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IPA는 사망·중상제로의 인천항을 만들기 위해 오일펜스, 구명환, 방독면, 소화기 등의 안전장비를 확보하고 주요시설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안전한 인천항의 바로미터인 인천항 안전경영시스템 인증(OHSAS 18001, ISO 14001, ISO 9001)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망·중상제로의 인천항 만들기 목표에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노하우는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인천항 전반으로 안전경영시스템 도입을 확산시키고 인천항 입주 기업에 안전경영시스템 인증 추진을 요구한다. IPA의 취득 노하우를 입주기업에도 지원할 것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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