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3 10:02

​‘여풍당당’…물류업계 우리가 이끈다

스페셜인터뷰/ 물류업계 여성파워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업무 효율성 ‘UP’

▲왼쪽부터 한국랙스 윤선미 부사장, BNCT 커머셜팀 강소영 부장, 케리로지스틱스 한국법인 송혜진 영업 부장,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이향숙 교수
 
국내 대표적인 ‘남초’ 업계 중 하나인 물류 업계에서 여성의 진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여성파워가 세지고 있는 가운데 물류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본지는 물류 산업 내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여성 실무자들을 만나 여성으로서의 장점과 힘든점 그리고 물류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여성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우선 본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이향숙 현재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통을 전공하고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여객 및 화물 운송관련 연구를 5년간 수행했다. 이후 미국 뉴저지 주립대인 럿거스대학(Rutgers University)으로 유학을 떠나 해운항만물류 분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화물운송, 해운항만물류, 국제물류를 전공으로 하고 있다.
 
윤선미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랙 설비 전문업체인 한국 랙스의 2세 경영을 맡고 있다. 우리 회사는 물류센터 내부의 설비인 랙을 비롯해 다양한 물류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강소영 2008년 1월 BNCT 터미널 공사 시작 단계부터 부두운영사인 BNCT에 근무해 왔다. 현재는 BNCT 커머셜 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팀 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로 주로 BNCT 홍보 및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BNCT 일부 임원진이 외국인이며, 모든 보고 사항을 비롯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이 영어로 진행되는데 통 번역 업무 등을 병행하고 있다. 타 직원들과는 달리 역할이 팀 내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송혜진 현재 ‘케리로지스틱스(Kerry Logistics Korea Inc.)’ 한국법인 영업 부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영업기획, 전략에서부터 실제 영업 관련 전반적인 활동 등을 이행하고 있다. 로컬 물류기업인 ‘삼영물류(주)’에서 10여 년간 전략기획팀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글로벌 물류기업인 케리로지스틱스가 한국 내 3자물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함에 따라 2013년 10월 케리로지스틱스 한국법인에 합류하게 됐다.
 
다양한 분야 중 ‘물류’ 분야에 뛰어 들게 된 계기는?
 
윤선미 우연한 기회에 운명이 바뀐 것 같다.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 한국 랙스에서 사무보조로 일하게 된 것이 물류업계에 발을 담게 된 시작점이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회사여서 그런지 점차 애착이 가기 시작했다. 애착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다보니 어느덧 지금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이향숙 첫 직장이었던 한국교통연구원에서 화물관련 연구를 하면서 물류라는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유능한 연구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이후 조금 더 깊은 연구를 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뉴저지 럿거스대학에서 물류분야 권위자인 지도교수를 만나 미국 내 복합운송, 물류단지 관련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또 미국 교역의 중심인 뉴욕과 뉴저지 항만 운영 효율화를 위한 연구들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송혜진 전문대학 졸업 후 해외의 우수한 상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유통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실제로 유통관련 회사를 입사하게 됐다. 당시 유럽에서 상품을 수입·통관해 자가 창고에 입고 후 일일이 수작업으로 일일 재고관리를 했으며 상품이 다품종 소량, 고가인 관계로 직원들이 출고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몇 가지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있는데 선입·선출이 되지 않아 유통기간이 임박한 상품(코스메틱)을 폐기처분하기 위해 사무실 문 앞에 잠시 옮겨 두었다가 단 5분 만에 10박스를 모두 도둑 맡은 적이 있다. 또 한번은 창고가 지하에 위치한 관계로 비가 많이 내린 어느날 일부 상품이 비에 젖어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다. 작은 회사였음에도 너무나도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어 정확한 재고관리는 당연히 어려웠으며 직원들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물류관련 문제로 자신의 실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주변의 비슷한 규모의 유통회사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10여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지만 백화점에 번듯하게 진열돼 있는 상품들도 그렇게 열악한 방식으로 물건이 이동되는 과정들이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물류 로스(Loss)를 당연히 안고 가는 과제쯤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대학으로 돌아간 후 경영관리 및 물류관련 분야를 학문으로 먼저 접한 후 물류의 중요성과 매력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으며 졸업 후 물류회사 혹은 화주기업의 물류관련 부서에 적극적으로 입사지원을 했다. 당시 중소기업의 물류를 혁신적으로 개혁하고자 하는 대표이사님의 강한 의지로 다양한 물류를 이행하며 성장하고 있는 ‘삼영물류(주)’에 입사했었던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물류를 주 업으로 삼고 있다.
 
강소영 사실 우연한 기회에 이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지 깨닫고 있다. 특히 경제 활동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분야라 더욱 매력이 있다.
 
물류분야에서 활동하며 여성으로서의 장점이 있다면?
 
강소영 특별히 큰 차이를 느끼진 못하겠으나 상대적으로 여성 인력이 적은 분야라 그런지 외부 분들이 기억을 잘해 주신다. 여러 당사자와 업무를 진행하거나 협조 요청을 할 시 아무래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거 같다. 물론 그래서 더욱 업무 처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향숙 사실 여성으로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남성과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 등의 장점을 살리면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혜진 예로부터 아이를 돌보며 요리를 하고 청소도 동시에 하는 멀티테스킹(Multi-tasking)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이 다양한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라는 직종에 있어 더 효율적일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단순히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성별에 맞는 직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일상적인 현장업무를 제외하고는 고객서비스관리, 지표관리 등은 오히려 여성에게 맞는 업무가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으며 그만큼 업무상 여성이 더 잘 할 수 있는 업무상 장점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윤선미 제 자랑이지만 저는 아주 인기가 많다. 그 이유는 물류현장을 돌아다니면 남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독 주목을 받는다. 경비아저씨들도 잘해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우선 실수를 하더라도 관대하게 평가해주고 조금 아는 것도 ‘잘 안다’고 말해준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흑기사 정신을 100% 활용하고 있다. 또한 스킨십 마케팅을 통해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다가간다. 연말에는 직접 쿠키를 만들어 업체 관계자들에게 보내고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전하기도 한다. 돈을 많이 들이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정성을 많이 들여 직접 만든 선물을 전달하니까 선물을 받는 분들도 감동스럽게 생각해 준다. 이런 부분이 여성으로서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여성이 ‘더 힘들다는 것’ 글쎄
 
그렇다면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이향숙 이제 물류에 대해 ‘여성이 하기에는 힘들것이다’라는 생각은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과거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최근 물류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 더구나 여성의 기여도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물류시스템의 발전과 여성의 참여의지가 높아지면서 실제 물류업계로 진출하는 여성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 대학원에서도 여학생의 비율이 30%에 육박하며, 대부분의 물류관련 학과에서 여학생의 증가율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각 개인이 목적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남녀차별은 극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저는 학자입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피부에 와 닿게 경험한 적은 없다.
 
송혜진 특별히 여성으로서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물류가 현장 중심의 육체적인(Physical) 업무라는 편견이 있어 물류가 여성에게 훨씬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 다만 다수 고객의 상품을 취급해야 하는 관계로 긴급물량 출고, 행사 지원 물량 처리 등과 같은 긴급업무 발생에 따라 현장 지원, 잦은 야근 등이 타 업종보다 많은 것이 어렵다면 어려운 점이라 하겠다.
 
윤선미 물류는 생산계획, 발주, 구매, 재고관리, 배급, 운송, 이외에도 규격화, 품질관리 등 물자관리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물류업계에 종사하는 남성의 비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현장에서 여성인력이 근무하는 사례가 정말 극소수다. 워낙 범위가 광범위하고 스케일이 크다보니 일 자체가 어렵다. 도면판독도 쉽지 않고 용어도 어렵다. 또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빨리 알아채고 준비해야함으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다.
 
강소영 아무래도 다른 분야에 비해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덜 진입해 있다 보니 여성 인력의 역할에 대해 제한적으로 판단하는 시선이 있다. 그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도전이 아닐까 싶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는 부분은?
 
윤선미 저희 주력제품인 랙은 설계부터 설치 A/S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 공장에서 소화하고 있다. 모든 공정을 거친 뒤 제품이 포장되면 마치 제 자녀를 성장시켜 학교에 보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설치가 끝난 현장을 직접 방문할 때도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제품을 적재하고 출고를 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도 기분이 좋다. 보관설비가 없는 창고나 물류센터에서 저희 제품을 사용한 뒤에 물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 보람을 느낀다. 또한 그저 맨땅이었던 부지에 센터가 설계되고 설비가 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일들을 겪는다. 이 때문에 랙공사가 끝나갈 때면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강소영 2012년 2월 마침내 터미널에 첫 배가 입항하였을 때이다. 한 밤에 첫 배가 입항하였는데,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장비들이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그 때만큼 짜릿한 적은 없었던 거 같다. 특히나 공사 기간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난 뒤 모두가 함께 기다려온 순간이라 더욱 보람 있었던 거 같다.
 
송혜진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마음 맞는 동료들과 공들인 프로젝트가 성과로 나타났을 때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화주사 입찰 프로젝트, 타사와의 협업 프로젝트, 글로벌 영업 프로젝트 등등 지난 10여 년간 기억에 남는 다수의 프로젝트가 있지만 우습게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으나 결국 성과를 보지 못했거나 수주를 따내지 못했던 사례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공들여 열심히 업무에 임했을 때는 늘 배우는 점이 많고 보람도 느끼고 있다.
 
이향숙 교수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론과 더불어 실무적 정보, 세계적 트렌드가 공유된 수업을 제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만족감을 제공할 때다. 학생들이 수업 후 강의가 알차고 유익하다고 말해줄 때도 많은 보람을 느낀다. 또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물류관련 현안 및 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했을 때도 역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의 목표와 그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송혜진 케리로지스틱스가 한국에 3자 물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에서 IL(Integrated Logistics)팀초기 멤버에 합류할 수 있었던 점은 제게 있어 큰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이제 1년 남짓 된 시점에서 저의 목표는 당연히 사업 확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케리로지스틱스 한국법인의 최대 경쟁력은 기존에 이미 국내에 진출한 타 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해 로컬 물류환경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점인데 10년 이상 국내 물류업계에서 근무한 로컬 물류 전문가들로 멤버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로컬 네트워크 및 국내 물류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화주기업만을 위주로 영업하는 타 글로벌 물류기업과는 달리 케리로지스틱스는 로컬운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과 로컬 화주기업을 동시에 타깃으로 하여 적극적인 제안영업 활동을 이행해 나갈 것이다.
케리로지스틱스는 내년 2015년까지는 국내에 3자물류 사업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투입된 물류자원 및 현장운영을 안정화 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며 전국 주요도시에 다수의 물류센터를 구축, 국내에 최적의 물류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소수 정예의 인력이 각 파트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향숙 목표는 최고의 물류 전문 인력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다. 인천대학교에 몸담고 있는 동안 물류 전반에 대한 지식, 경험, 외국어능력을 충분히 갖춘 전문가를 많이 양성하고 싶다. 이것이 곧 우리 학교의 경쟁력이고, 물류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여성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싶다. 물류업계에서 여성 후배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
 
윤선미 업체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업체의 제품을 하나하나 살피고 공부하고 함께 고민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업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없다. 지금도 필요에 따라 발주업체의 출고현장을 찾아 살피고 물류팀 직원들과 문제점을 찾아보는 등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차츰 익숙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강소영 개인적으로 아직은 본격적인 터미널 운영 분야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기는 힘들 수 밖에 없다. 반면 운영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는 어떤 업무라도 제대로 한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한국해양대학교 항만물류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기도 하였는데 현재 커머셜 팀내 역할에만 국한하지 않고 운영 전반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인재가 되고 싶다.
물류안에 여성의 ‘먹을거리’가 더 많다
 
마지막으로 물류분야에 진출을 앞둔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이향숙 물류업계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의식을 버리고, 언제 어떠한 위치에서도 본인의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나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후배들이 향후 물류분야의 다양한 위치에서 여성의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윤선미 정말 매력적인 일이라고 격려하고 싶다. 다만 쉽게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이 여자라서 어렵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남성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선 체력부터 비축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모르는 것은 당당하게 모른다고 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강소영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말은 곧 일할 거리가 더 많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류 관련 분야를 전공해야하거나 경험이 있어야만 물류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당장 나부터가 그랬다. 일단은 본인의 관심이다. 물류라는 큰 그릇 안에는 영양가 있는 먹을거리가 잔뜩 담겨져 있다. 터미널의 경우 장비 운영 뿐만 아니라 전산, 기계, 통계, 홍보, 재무, 회계 등도 그 안에 담겨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본인의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물류 업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미리 정해두지 마라는 것이다. 그래야 능동적으로 업무에 처리하게 되고 그에 대한 좋은 평가는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너무나 식상한 조언일 수 있겠으나 어학 특히 영어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영어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무조건 해야 한다.
 
송혜진 물류는 단순한 3D 산업 중 하나라는 인식은 과거의 편견이 되어가고 있다. 물류는 매우 섬세하고 과학적이며 또한 매우 지적인 업무라고 생각한다. 물류는 고객사별 각 산업 특성에 대해 이해한 후(영업능력)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맞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 할 수 있어야 하고(제안능력), 또 제한된 시간 내 현장에서 고객의 고객까지 만족 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운영능력)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있어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업무 분야이며, 정말로 다양한 경험과 업무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진로를 물류업으로 결정하는데 망설이고 있다면 오히려 아직까지 물류가 남성에게 적합한 업무로 인식되고 있는 지금 당신이 여성으로서 물류업종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기회가 많은지를 말하고 싶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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