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5 09:16

사람 빼고 다 보내는 화물택배 현장

현장취재 / 군포복합물류터미널
휴식시간無…열악한 근무환경 개선돼야

 
“사람만 빼고 다 보냅니다.”
 
경동택배, 대신택배, 건영택배, 합동택배 등은 화물택배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파이를 키워왔다. 이들은 도서산간 지역에도 대리점을 확장해나가며 쌀, 옥수수 등의 농산품 운송에도 기여를 해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군포복합물류터미널에 거점을 두고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화물을 취급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는 사람만 빼고 다 보낸다”고 너스레를 떤다. 실제로 이들이 취급하는 화물의 종류가 상당히 폭넓고 다양하다.
 
현재 이들이 입주한 군포복합물류터미널을 직접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봤다.
 
오후 3시, 군포 복합물류터미널은 고요하다. 화물차에는 파리가 윙윙 날아들고 이따금 차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한창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지만, 이곳은 업무 특성상 대부분의 일이 야간에 시작되는 때문에 오전이나 오후시간에는 한산한 편이다.
 
오후 5시,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날씨가 싸늘해진다. 잠에서 깬 화물차 운전자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와 화물차를 쓸고 닦는다. 짐을 한가득 실은 택배영업소 차량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화물차 운전기사가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화물차를 청소하고 있다.
 
오후 7시, 안전모를 뒤집어쓴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택배영업소 차량이 도착하자, 화물차 운전기사, 택배상하차 계약직 직원과 용역업체 아르바이트생이 한데 섞여 지역별로 물건을 구분하는 작업(일명 까대기)을 시작한다. 업무는 주로 지게차를 이용하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 사람이 직접 물건을 싣고 내린다. 오토바이, 업소용 냉장고와 같은 대화물도 눈에 띈다.
 
오후 10시,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만, 땀으로 흥건히 젖은 이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쉴 새 없이 몰려드는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숨 돌릴 틈도 없이 일하기 때문이다. 드넓은 공간이 땀 냄새로 물들었다.
 

▲영업소에서 모인 화물은 지게차를 통해 하차된다. 

“이곳에서 1개월 이상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이 태반 이예요. 저도 처음에 이곳에 와서 적응하는데 시간 좀 걸렸죠.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부위를 사용하다보니까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어요. 그런데 업무를 반복해서 하다보니까 이제는 좀 나아진 편이예요. 그래도 늘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은 합니다. 얼마 전에도 지방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거든요.”
 
지난해 직장에서 은퇴하고 상하차업무를 시작한 A씨는 이곳에서 근무한 지 8개월째 접어든 계약직 직원이다. 그는 오후 6시에 터미널로 출근해 다음날 6시까지 주 6일동안 이곳에서 일한다. 그가 일주일동안 근무하는 시간은 72시간에 달한다. 그는 자신의 월급이 217만원이라고 밝혔다. 시급으로 계산해보면 대략 7000원쯤 된다. 노동의 강도가 센 편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턱없이 낮아 보였다.
 
학교를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대학생 B씨 역시 용돈을 벌기위해 가끔 이곳을 찾는다. B씨는 막차 시간에 맞춰 오후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일한다. 용역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된 B씨의 임금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가끔 핸드폰 요금을 내야한다거나 용돈이 필요할 때 이곳을 찾아서 일을 해요. 지금 3개월째 됐는데, 처음에 일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거든요.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힘든 건 사실이죠.”
 
실제로 취재당일 터미널 곳곳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들은 본인 몸무게의 2~3배가 넘는 화물을 카트에 담아 실어 날랐다. 이들의 근무시간과 출퇴근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택배상하차 아르바이트는 근무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정이 지나자 40분 가량의 식사 시간이 주어진다. 별도로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밥을 허겁지겁 먹은 뒤 잠깐이나마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나마 시설이 좋은 업체의 터미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거나 실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터미널 시설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물도 제대로 못 마시고 일을 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영업소에서 모인 화물은 각 지역별로 분류돼 화물차에 상차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즐겁게 일하는 이들이 있다. 직장을 은퇴한 뒤 이곳에서 줄곧 지게차 운전을 하고 있다는 C씨는 일하는 내내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다. ‘일이 고되지 않느냐’고 묻자, “일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새벽 2시가 넘자, 화물차 운전자들이 상차를 마치고 본인이 담당하는 지역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나섰다. 이들은 영업용 차량에서 각 지역별로 분류된 화물을 본인의 차량에 상차하는 업무를 직접한다. 이 때문에 고된 몸을 이끌고 운전대를 잡다보니 종종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간혹 발생하는 새벽시간대 화물차 사고소식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새벽 4시경이면 대부분의 상하차 업무는 마무리 된다. 일부직원들은 터미널 내부의 파렛트를 정리하고 바닥 청소를 한다. 차츰 아침이 밝아오자, 직원들도 하나 둘 퇴근 준비를 한다. 이들은 “저녁에 봐요” 라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터미널을 빠져 나갔다. 이들이 떠난 군포복합물류터미널의 아침은 고요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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