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상계할 외화채권의 원화 환산 기준시점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A 주식회사】 포항시 대표이사 박**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B 주식회사】 창원시 대표이사 정**
【제1심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3년 9월26일 선고 2013가합374 판결
【변론종결】 2014년 5월28일
【판결선고】 2014년 6월25일
【주      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14,504,339원 및 이에 대해 이 사건 소장(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로 189,003,759원과 이에 대해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피고의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대상판결에 대한 사실관계 및 쟁점

가. 원고는 포항시에서 강관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창원시에서 철강 및 철강재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2년 2월경 일본의 거래업체와 사이에 강관을 제작·납품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나. 그 직후인 2012년 2월경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주문에 따라 강관을 제작해 피고에게 납품하기로 하는 강관제작 및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납품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납품단가는 kg당 950원으로, 납기는 피고와 일본 거래업체 사이의 계약에 정해진 기한 이전까지로 각 정했다.
다. 그후 원고가 납품한 제품에 치수 불량의 하자가 있어 피고는 일본의 거래업체로부터 위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일화(日貨) 500,000엔 상당의 청구를 당했고, 이로 인해 피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으며, 또한 원고의 납품지연으로 인해 피고 역시 일본의 거래업체에 대한 납품을 지연할 수 밖에 없었는데, 피고는 일본의 거래업체로부터 납품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일화 11,057,076엔 상당의 청구를 당했고, 결국 피고의 일본 거래업체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에서 위 손해액 상당을 상계처리 당하는 손해가 발생했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해 위 손해금 합계 일화 11,557,076엔(① 500,000엔 + ② 11,057,076엔 = 11,557,076엔)상당의 손해배상채권[다만 피고는 위 일화 채권은 그 최종 손해발생일인 2012년 10월19일자 기준 원화가치(환율 1,390.04원/100엔)로 환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이 있으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해 원고의 위 물품대금 잔금 채권과 상계했으며, 그 상계의 의사표시는 이 사건 답변서 부본이 원고에게 도달된 2013년 3월11일 도달됐다.
마. 원고는 피고에게 물품대금 미지급액 214,504,339원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물품대금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2. 1심판결의 요지

1심법원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원고의 물품대금채권의 상계 시 그 상계할 외화채권의 원환 환산기준 시점과 관련해, 변론종결 시점인 2013년 8월29일의 환율인 1133.61원/100엔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500여 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3. 2심법원의 판단의 요지

2심 대구고등법원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합계 일화 11,557,076엔은 늦어도 일본의 거래업체가 피고에게 최종적으로 상계처리를 한 2012년 9월30일에 발생해 그 즉시 변제기에 도달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위 일자 이후인 2012년 10월19일 기준으로 상계를 주장하고 있으나 위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아래 상계적상의 발생시점에는 차이가 없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 잔액 156,512,749원은 늦어도 원고가 제품의 납품을 최종적으로 마친 2012년 10월30일에 변제기에 도달했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물품대금채권은 피고의 위 상계의사표시에 따라 양 채권이 모두 변제기에 도달한 2012년 10월30일에 소급해 각 원금 범위 내에서 소멸하게 될 것인데(당사자 사이에 이자채권을 제외하고 원금채권에서 서로 상계하는 데에 다툼이 없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일화 11,557,076엔의 위 2012년 10월30일자(상계적상 발생시점) 원화가치는 158,535,345원[11,557,076엔 × 기준환율 1,371.76원/100엔(매매기준율, 피고의 위 환율금액 주장에 대해 원고가 이의하지 않았다) = 158,535,345원, 원 미만 버림]이므로, 결국 원고의 위 물품대금 잔금채권 156,512,749원은 피고의 위 손해배상채권 158,535,345원과 대등액에서 서로 소멸해 더 이상 남지 않게 됐다고 판단해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즉, 2심은 1심과 달리 이 사건 변론종결시가 아니라 양 채권의 상계적상시의 원화가치를 기준으로 해 환율을 적용했습니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소급해 대등액에 관해 소멸한 것으로 보게 되고(「민법」제493조), 여기서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라 함은 양 채권이 모두 그 변제기가 도래한 경우와 그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했다고 하더라도 그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1980년 9월9일 선고 80다939 판결참조)라고 보는 것이 민법 조문의 해석과 판례의 입장에 부합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일부 채권이 외화채권이라고 하더라도 그 원화 환산의 기준 시점 역시 상계의 효력이 발생하는 상계적상시를 기준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특히 1심과 같이 소송의 변론종결시의 환율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일단 상계적상으로 상계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 사후적으로 언제 소송으로 다투어 졌는지, 그 소송이 언제 변론종결됐는지라는 사정으로 인해 상계의 효력범위에 영향을 미치게 돼 부당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상계할 외화채권의 원화 환산 기준시점을 상계적상시로 판단한 본 판결의 입장은 타당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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