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산업 위험물 보세창고 전경
범국가적으로 안전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달 15일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인성산업을 찾았다. 인성산업은 위험물 보관에 특화된 기업으로 1970년 설립이후 10년간 보세창고 업무를 해오다, 1979년 위험물 전용 보세 창고로 허가를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위험물 보관 업무를 핵심으로 영위하고 있다.
인성산업 정문에 도착하자 경비원이 신원조회를 위해 막아섰다. 그는 “이곳은 위험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보니 신분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방문목적을 물은 뒤 담당직원에게 안내했다.
창고 입구에는 안전제일, 화기엄금, 금연이라는 세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위험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다보니, 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위험물질은 크게 ▲위험물 ▲유독물 ▲유해화학물질(사고대비물질, 취급제한·금지물질 등)로 구분된다. 위험물은 소방방재청 위험물 안전 관리법을 따르고, 유독물은 관할구청에서 관리한다. 유해화학물질은 환경부에서 관리와 통제가 이뤄진다.
▲창고 내부에 위험물이 3단으로 적재된 모습
인성산업 영업기획팀 고기진 차장은 “위험물질을 관리하는 기관이 나눠져 있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며 “위험물질 관리를 일원화해 관리하는 부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위험물은 다시 제1류에서 제6류까지 구분된다. 인성산업은 제1~5류까지 허가를 받은 상태다. 제6류에 포함된 과염소산, 과산화수소, 질산 등의 물질은 수요가 없어 허가를 받지 않았다. 유독물과 취급제한물질은 물질에 따라 허가가 진행되는데, 인성산업 측에서도 지속적으로 허가를 취득하고 있다.
고 차장은 “수도권에서는 저희가 유일하게 1~5류의 위험물 보세창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위험물 허가를 받은 사례는 있지만, 저희처럼 위험물, 유독물, 취급제한물질까지 전 분야에 걸쳐 허가를 취득한 업체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돌아보니, 위험물질은 제품의 성질에 따라 혼합 보관이 가능한 물질과 단독 보관해야 하는 물질로 구분돼 있다. 보통 제1류 품목과 제5류 품목은 혼합 보관이 가능했다. 일부 위험물질은 물에 닿으면 폭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독으로 물품을 보관했다.
창고 내부에 들어서자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창고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위험물 보관 창고의 경우 건물 외벽은 단단하고 지붕은 얇게 건축하게끔 규정돼 있어 가벼운 불연재를 사용해야 한다. 창고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했을 때 파편이 지붕으로 퍼져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위험물 보세창고 지붕은 가벼운 불연재를 사용한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인성산업은 총 9840㎡ 면적에 16개 보관실(창고)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각 보관실은 6m 가량의 거리를 두고 건축되기 때문에 일반 보세창고에 비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듯 보였다. 특히나 위험물질은 업종의 특성상 최소 15~30일 보관을 기준으로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 창고와 비교해 보관료가 높은 편이었다.
“간혹 포워딩을 비롯해 물류업체에서 견적 의뢰가 오거든요. 저희도 사업을 하다보니까 적자를 내고 운영을 할 수는 없잖아요. 대다수 업체에서는 무턱대고 깎아달라고 요구를 합니다. 이럴 때면 사실 참 난감하죠. 저희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 좋지만, 업종의 특성상 어려운 점이 많죠.”
특히 요즘은 위험물 제4류에 포함되는 석유류나 알코올류에 대한 보관 허가를 취득한 업체가 늘어나면서 과당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위험물 제4류는 다른 품목과 비교해 허가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관련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고기진 차장은 “예전에는 저희회사도 위험물 제4류에 대한 비중을 많이 뒀었지만, 지금은 신생업체가 많이 늘어나 제4류에 대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이다”며 “최근에는 제1류에 포함된 물질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는데, 제1류에 포함된 일부 물질이 스마트폰을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적장으로 발길을 돌리자, 리치스태커가 웅장한 모습을 내뿜고 있었다. 인성산업에서 운영하는 모든 창고에는 별도의 도크시설을 구비하지 않고 지게차를 이용해 컨테이너에서 물품을 적출한 뒤 창고에 보관한다.
▲인성산업은 별도의 도크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리치스태커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운반한다.
이후 보관일이 만료되면 다시 컨테이너에 물품을 옮겨 싣고, 리치스태커를 이용해 화물차에 적재하는 방식을 취한다. 야적장에서 물품을 상하역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창고 내부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란다.
다음은 인성산업 영업기획팀 고기진 차장과 일문일답이다.
▲ 인성산업 영업기획팀 고기진 차장
미니인터뷰 인성산업 영업기획팀 고기진 차장
“저희 창고를 신뢰하면 보람 있죠”
Q. 인성산업에 몸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사실 인성산업 대표님이 장인어른이다. 이곳에 근무한 지 3년이 됐다. 이전에는 중견기업에서 IT부서와 감사실에서 10여년을 근무했다. 이전에 근무했던 분야와 비교하면 업종의 특성이 많이 다르지만, 지속해서 전문성을 쌓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궁금하다.
A. 고객사에서 저희 창고를 이용하고 안전하다고 느끼고 지속해서 물량을 맡겨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 이럴 때마다 화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생각이 들어 근무를 하면서도 힘을 얻곤 한다.
Q. 업계에 바라는 점이나 근무를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 있다면?
A. 우선 위험물을 취급하시게 된다면 MSDS를 꼭 읽어 보셨으면 한다. MSD에는 해당 물질에 대한 정보 및 유해성, 예상방법, 법적규제 등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이 때문에 운송과정은 물론 창고에 보관할 때에도 필요한 서류다.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지만, 위험물은 업종의 특성상 신규화주가 지속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신규화물의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늘 집중을 기울여야하기 때문에 긴장상태에 있다. 안전관리를 철저히해야 한다는 부담감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Q. 앞으로 업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위험물 관련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위험물과 관련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예정이며, 이와 관련된 자격증도 취득할 것이다. 우선 소방시설관리, 산업안전 분야에 대한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 있다.
4년 뒤에는 위험물 기능장에 도전할 것이다. 이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야 화주들도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 없이 물건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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