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8 10:26

해운시장 더딘 회복에 속타는 조선업계

잠재공급 에코선박 증가로 해운산업 불확실성 여전
헤비테일 지불조건 늘면서 조선사 재무구조 악화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해운불황의 그늘을 제대로 체험하고 있다. 그동안 해운 경기 침체가 무색하게 승승장구해왔던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많게는 1조를 넘어서는 적자 성적으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0년 한 해 5조5318억원(이하 연결기준)의 영업이익을 냈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1조29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2분기에만 1조103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조선사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2010년 1조200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올라갔다가 올해 상반기 1002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1분기에 3625억원 손실을 입었지만 2분기에 흑자를 내면서 그나마 적자 폭을 다소 줄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 18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적자 경영까지 치닫지는 않았지만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6조6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조선시황은 친환경선박(eco-ship) 발주 증가와 선가의 소폭 상승 등으로 턴어라운드의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조선시장 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역시 해운산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상선부문을 중심으로 조선시황의 회복 가능성을 점검했다.

해운운임이 신조선가 유인

진폭과 주기는 다르지만 조선시황은 세계 대공황 이후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1930년대 세계 대공황에 따른 교역량 감소는 조선 시장의 침체를 가져왔으나 이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시적인 조선 생산 고점을 찍었고 전쟁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조선시장도 활기를 띄었다.

하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로 교역량이 급락하면서 조선소의 과잉설비에 따른 공급과잉이 큰 불황을 가져오게 된다. 199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이어진 점진적인 경제성장, 2000년대 중반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해상 교역량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조선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고 생산설비도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조선시황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신조선가는 2008년을 정점으로 크게 하락했으며, 2000년대 중반부터 증가한 선박 인도량은 대규모 발주잔량이 줄어들면서 2012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국내외 연구를 보면 해상운임이 신조선가를 유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콩과학기술대 슈제인징 교수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상운임은 약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신조선가를 이끄는(granger-cause)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 운임의 변화가 신조선가의 변화보다 선행하면서 신조선가의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반면 신조선가의 변화는 해운 운임의 변화에 선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임진수 박사와 김태일 박사의 연구에선 선가 변화가 운임 변화보다 1기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으로 선주사는 신조선 발주와 관련하여 어렵고 위험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신조선의 경우 발주 계약 이후 선박의 인도까지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차로 인해 발주 계약 당시에 예측한 시장과 전혀 다른 시장 상황이 전개될 경우 선주사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선주사는 선박 발주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지게 되고, 의사 결정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해운 시장 변화의 움직임이 조선 시장으로 전이되는 데에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신조선가의 상승은 선주사로부터 조선소로의 협상력의 이동을 의미하고 시황회복의 전초가 된다. 상승한 선가는 선박이 건조에 들어가면서 시차를 가지고 매출로 인식되고 조선소의 장부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해운·조선 큰 사이클 그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산업은 가장 인상적인 시황 변화를 경험했다. 특히 벌크선 시장은 2008년 5월 운임지수(BDI)가 1만1677까지 치솟았다가 같은 해 12월 678까지 추락하는 급전직하의 변화를 보여줬다. 2010년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재차 하락하며 바닥을 찾는 큰 사이클을 그리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회복, 선박 공급 증가율 하락에 따른 선복량 수급 불균형 완화 등으로 인해 시황 회복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벌크선 용선료 지수인 BDI는 올해 1~8월 평균 1097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904에 비해 20% 이상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운임 지수(CCFI)는 평균 1101로, 1년 전의 1091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해운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선 산업도 비슷한 시황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해운시장 호황기에 대규모의 선박 발주가 진행됐으나 금융위기로 해운시황이 급락하면서 신조선 발주는 크게 감소했다. 해운시황 침체로 인도받은 선박을 운용할 곳도, 운용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낼 방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 해운시장의 일시적 회복기와 2013년 저선가 시점에 발주 증가가 보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추세적인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체들의 실적과 재무구조도 큰 사이클을 그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해운 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선가가 크게 오르면서, 고가에 수주한 선박들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해운시황 호황으로 조선업체들의 실적은 2007년 이후 높은 영업수익성을 기록했으며 2008년까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선수금 지급조건이 발주처에 유리한 헤비테일 방식으로 바뀌면서 조선업체들은 운전자금 부담으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해운·조선 시황 하락으로 저가에 수주된 선박들이 건조에 들어간 2011~2012년 이후에는 영업실적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최근의 해운과 조선 산업의 모습은 운임 및 신조선가 상승 그리고 수주잔고의 증가 등 시장회복(Recovery)의 특징들이 하나씩 관찰되고 있다. 이를 두고 회복의 신호가 나타나서 곧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선박 공급과잉으로 화주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 선사의 가격인상 노력은 빠르게 원점으로 돌아가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선박 공급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1~2년 내 회복이 점쳐지고 있으나 시장의 회복신호에 맞춰 그 동안 계선 또는 감속운항(slow-steaming)의 형태로 숨어있던 잠재공급(hidden-supply)의 증가와 함께 낮은 선가와 높은 운항효율성을 지닌 에코선박의 예정된 인도 증가는 시황 개선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해운 시황 회복의 지연은 조선 시황 개선의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일부 선종에서 나타나는 선가 상승 등의 시장 회복 움직임도 큰 흐름을 형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장기화되는 침체의 시간에서 조선소들의 생존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기평 김봉균 선임연구원은 침체기에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은 무엇보다 협력이라고 말했다. 우선 큰 틀에서 산업간 협력 전략을 갖춤으로써 사이클의 하방압력을 줄여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LNG 화물창 공동연구는 이러한 산업간·조선소간 연계 협력의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가스공사 및 국내 대형조선소(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협업하에 한국형 LNG 선 화물창 기술 개발이 진행됐고 현재 입찰 진행중인 한국가스공사 LNG 전용선에 도입할 예정이다. 조선소는 기술개발과 생산물량 확보 뿐 아니라 기술 로열티 절감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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