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4-19 17:16
속초/자루비노/훈춘 잇는 백두산항로 드디어 28일 개설
백두산항로가 드디어 4월 28일 개설된다. 지난 1993년 한중해운당국간 속초
/훈춘항로 개설 합의에 따라 추진된 동항로는 우여곡절속에 21세기 원년인
금년 4월 28일 첫배를 띄우게 됐다.
백두산항로 운항사업자인 동춘항운(대표 김갑중)은 사업개시 전까지 카훼리
선박 및 여객터미널 건립, 러시아 통과여객에 대한 비자문제 등을 완료한
다는 조건부로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로 부터 외항정기운송사업 조건부 면
허를 받아 항로 개설에 급피치를 올렸다.
백두산항로는 당초 운항항로를 속초/포시에트/훈춘간으로 했으나 지난 1월
해양부에 운항항로 변경승인을 얻어 속초/자루비노/훈춘항로로 변경했다.
이러한 변경은 포시에트항이 화물전용항만으로 개발될 예정이라 여객선 이
용에 부적합하고 자루비노항은 기존 건물이용을 이용함으로 출입국 업무처
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동춘항운측은 밝혔다.
백두산항로의 개설은 여타 한중간 카훼리항로와는 달리 한국/러시아/중국
등 3개국을 연결하는 선박운항 항로로서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해운전문가
들은 평가하고 있다. 백두산항로의 개설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관련된 항
로로서, 중국측은 두만강을 끼고 동해권 해로를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처
음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고 러시아측은 중국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신중
한 대처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속초항은 이번 백두산항로의 개설로 개
항장으로 지정돼 무역항으로서 지역발전에 기여케 됐다.
한편 백두산항로는 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북한
나진항의 기항여부에 대한 여운이 남아있기도 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
다. 특히 일본측은 동항로를 일본 사까이항까지 연장 운항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해 향후 동항로의 추가 기항지에 대한 향배가 주목된다.
동춘항운은 지난 4월 9일 선박 인수후 수리조선소에 입거 수리하고 속초/자
루비노간 시험운항을 25일 실시할 예정이다. 속초항 여객터미널은 4월 20일
준공해 4월 25일까지 CIQ 등 관계기관의 입주를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알
려졌다.
러시아 통과여객의 출입국 비자문제에 대해 동춘항운은 러시아 관련당국(주
한 러시아대사관)과 협의, 중국은 도착비자로 러시아는 통과비자로 손쉽게
승하선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동춘항운의 김갑중 대표이사는 “백두산항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
으로 인내를 갖고 추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잇
는 최초의 항로로서 3국간의 동해권 해상운송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속초에서 자루비노까지 운항거리는 316마일(585km)이고 운항시간은 17
시간이 소요된다. 자루비노에서 훈춘까지는 63km로 1시간이 소요되는 것으
로 전해졌다. 백두산 관광시 여행거리는 훈춘/연길이 116km이며 여행시간은
2시간이 소요되며 연길/백두산은 180km이며 5시간이 소요된다.
선박운항횟수는 주 3회, 년 126회 왕복운항하며 총톤수 1만2천23톤의 동춘
호가 취항할 예정이다. 연간 수송계획을 보면 여객은 약 8만명(1항차당 최
대 수송인원의 53%기준), 화물은 컨테이너 5천40TEU(1항차당 최대 수송화물
의 13% 기준)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백두산항로의 개설은 여러 측면에서 기대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환동해권 교류협력 촉진을 기대하고 있다. 동해를 통해 우리나라와 러
시아, 중국을 연결하는 최초의 카훼리항로로서 환동해권의 교류협력을 촉진
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및 러시아의 10개
동해권 도시는 매년 ‘환동해권 확대거점 도시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함께 중국 동북지역과의 교역증대 및 운송시간 절약이 기대된다. 길림
성과 흑룡강성 등의 중국 동북지역은 대련항을 주로 이용해 우리나라와 교
역을 하고 있어 수송체제가 열악하나 동항로의 개설은 추가 교역수요를 발
생시켜 동지역에 대한 교역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항로 개설시 기
존의 대련항 이용보다 약 1천km의 육상 운송거리를 단축해 25시간의 시간절
약이 가능하다. 또 중국 조선족자치주의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중국의 길림성 연변조선족 자치주는 동해쪽으로 치우쳐 있어 우리나라의 수
송로 미개설로 교통이 불편했으나 동항로의 개설로 우리나라와의 인적, 물
적 교류 촉진을 통해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만강지역 개발사업(TRADP)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항로를
개설함으로써 두만강지역 개발사업의 경제지대중 핵심지역인 포시에트(자
루비노) 및 훈춘시를 우리나라와 연결시키는 수송로로 확보하게 되어 두만
강지역 개발사업의 활성화가 예견된다. 또 백두산항로의 최단거리 교통로
확보도 수확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나진항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루비노항(포시에트항)에 우리 카훼리선의 취항은 나진항 개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카훼리선을
강원도 속초지역에 취항시켜 동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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