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의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3D프린팅에 대한 정보가 소개돼 청중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주최한 '제5차 해운물류기업 협의회'가 10일 DMC산학협력연구센터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선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자 신규사업인 3D프린팅 기술이 가져올 미래 물류변화에 대해 소개됐다.
이날 개회사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국제물류연구실장은 "최근 핫이슈가 되고 있는 3D프린터가 물류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여러 업계의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는 장이 오늘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D프린팅이라는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형태로 있을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3D프린터, 10년 이내에 물류산업에 큰 영향
3D프린터가 물류산업에 10년 이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국제물류연구실장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3D프린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듯이, 빠른 속도로 그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5년에서 10년 사이에 각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실장은 전통 제조업이 안고 있었던 재고관리비 부담, 복잡한 부품 수급절차(SCM) 등의 문제가 3D프린터의 상용화로 인해 비용절감과 부품 통합제작 SCM이 단순화되며 물류부분에 큰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3D프린터란 컴퓨터에서 전송된 3차원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해 특수소재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3차원 물체를 인쇄하듯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디자인시대를 토대로 원재료(플라스틱, 세라믹 금속 등)을 얇은 층으로 겹겹이 쌓아 나가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사물을 제작할 수 있다.
3D프린터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연두교서에서 제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인 신년교례회에서 신산업 창조와 관련해 3D 프린팅 기술을 또 다시 언급했고 최근 3D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 소식이 이어지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맥킨지 글로벌서에 따르면 3D 프린터 시장은 2025년까지 4조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미국 컨설팅기업 홀러스 또한 현재 3D 프린터 시장은 급속도로 가열되고 있는 상태로 2019년까지 시장규모가 138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실장은 3D프린터가 물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 소비지 생산활성화 ▲ 대량 맞춤형 생산으로 전환 ▲ 제조단계 물류수요 감소 ▲ 원료의 문전배송 및 보관수요 증가 ▲ 재고보유 감소 등을 꼽았다.
그는 원자재부터 최종 소비까지 3D프린터로 인해 물류단계가 단순화되면서 조립, 가공, 분류, 전시 등의 단계에서 물류수요가 감소하고 소매점의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통적 물류과정인 원료->부품생산->조립·가공->전시·판매->소비자 과정에서 3D프린터 이용시 원료->3D프린터->소비자로 과정이 대폭 기능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3D프린터로 등장으로 인해 물류산업의 공급사슬 변화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 실장은 과거 전통적인 공급사슬에서 나타났던 생산의 집중, 환경오염 심화, 고비용 투입, 안전재고 확보 등의 문제가 3D프린터 도입 이후 저비용 , 환경오염 최소화, 지역생산·지역유통, 재고 최소화 방식으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고 보유 감소와 관련해 이 실장은 "3D프린터 이용시 보유가 최소화되면서 보관비용의 절감이 가능하다"면서도 "물류기업 입장에서 보유기관이 길어져야 수익창출이 될 수 있지만 재고 보유기간이 짧아지는 점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3D프린터 영향으로 인해 물류시장에서도 변화에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물류기업들은 4PL과 유사한 형태의 물류기업으로 발전하거나 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PL은 3PL보다 발전한 개념으로, 물류기업이 화주기업에 IT와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물류 운송업체인 UPS는 3D 프린터가 향후 물류에 미칠 영향을 간파하고 다른 글로벌 물류기업보다 앞서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3D프린팅 기술의 확산으로 인한 공급사슬변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우수사례 등에 더욱 깊이있는 조사, 분석결과를 물류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전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관심도 높지만 대중화는 아직 먼 얘기"
"우리 세대에서 3D프린터로 인한 제품의 대량생산을 경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또다른 발표에서 3D프린팅연구조합 강민철 이사는 "일각에서는 3D프린팅이 각 산업에 자리잡기까지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3D프린터용 소재별 특성과 적용제품 및 향후 신소재 발전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강 이사는 현재 3D 프린터에 대한 적합한 재료를 기업들이 어떻게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향후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3D프린팅연구조합 강민철 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 3D프린터에 쓸 수 있는 소재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현재 다양한 합금과 세라믹 일부만이 3D프린팅에 이용되고 있고 원소재 가격이 ㎏당 1천~3천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업계에서는 3D프린터의 재료 가격이 ㎏당 10~300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이사는 "현재 3D프린터의 관심도만 높을 뿐, 앞으로 3D프린팅이 발전하려면 시간이 지나거나, 새로운 기술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 이사는 3D프린터에 사용되는 금속파우더와 플라스틱이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금속파우더가 1kg에 50만원으로 가격이 높아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3D프린터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 강 이사는 3D프린터의 도입, 국산화, 분말제조기술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하며 프린터 관련 사업은 기계제조 보다는 소재개발 및 프린팅 업체, 금형제조, 지식기반 디자인·의료·우주항공분야의 프린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플라스틱분야는 이미 과다경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지나 금속분야는 향후 기술발전 및 응용분야 확대로 시장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속분야에서는 프린터가 금형제조, 의료분야, 우주항공 등이 유망하며 고강도화 및 향후 복합재료 등 기능성 재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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