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5 10:40

부산항 ‘컨’ 물동량 증가세 계속 이어질까

전체 화물증가세, 매년 감소하고 있어 대책마련 시급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소폭이나마 꾸준히 증가해 올해 물동량 달성전망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부산항은 지난해 총 1767만TEU(수출입 893만TEU, 환적 874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국내 전체 물동량 2344만TEU 중에서 75%를 처리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에 부산항만공사(이하 BPA)는 올해 컨테이너 화물 처리 목표를 전년 대비 3.3% 증가한 1825만TEU로 정하고 목표달성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처리실적 통계를 통해 조심스레 목표달성에 청신호를 주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통계에 따르면 부산항의 올 3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158만3천TEU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1분기 전체 물동량은 4430만TEU로 전년 동기 425만TEU 대비 4.2% 증가한 양호한 처리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간별 물동량 증가세는 점차 둔화돼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014년 각 연도별 월별 물동량 증가율은 올해 1월 8.7%에서 2월 2.6%, 3월 1.4%로 조금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산항 관계자들은 바짝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부산항 물동량 증가세는 무엇보다도 주요 선사들의 부산항 기항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위기로 물류기업들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이제 서서히 회복을 맞이하고 있는 이 시점에 가뜩이나 불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던 선사들은 이제는 ‘P3네트워크’라는 초대형 공룡을 맞아 해운시장에서 말 그대로 생존이 걸린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1억6050만TEU로 5년 동안 성장률이 채 20%도 안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세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무려 40% 넘게 증가해 물동량 대비 선복량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해상운임은 급락해 대다수의 해운선사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세계 1~3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스위스의 MSC, 프랑스 CMA-CGM은 ‘P3네트워크’라는 연합체를 만들고 선대 공동운항, 터미널 공동이용, 연료유를 비롯한 물자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간다는 전략을 펼쳐가고 있다.

부산항 역시 공룡 ‘P3 네트워크‘의 출범에 자유롭지 않아 항만의 운명을 걸만큼 큰 관심을 두고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P3는 세계 컨테이너선 선복량의 약 37%를 점유하기 때문에 이들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향후 항로 및 환적지 변경에 따른 물동량 감소 피해를 고스란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적화물 물동량 ‘늘고’, 수출입 물동량 ‘줄어’

부산항 컨테이너 서비스가 줄면 물동량도 따라서 감소할 것이며, 특히 중국 닝보에 있는 CMA CGM 터미널로 P3의 환적화물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부산항 물동량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는 수출입 물량의 감소다. 올 3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수출입 화물은 79만8천TEU로 전년 동기 81만9천TEU에 비해 2.5% 감소했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지속된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으로의 수출 감소와 일본 부품의 제 3국 대체 수입, 한일간 관계 악화 등의 영향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엔화의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 일본 기계, 부품 등의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환적화물은 지난해 3월 74만2천TEU에서 올해 3월엔 75만8천TEU로 2.1% 증가했다.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완만한 성장에 힘입어 환적 물량이 소폭이나마 증가했으나 화물 증가율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그 폭이 조금씩 줄고 있어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특히 부산항은 전체화물 중 환적 화물의 비중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존의 북항과 신항 양항으로 나뉜 부산항은 2009년 신항의 본격적인 가동에 따라 신항으로 물동량이 대거 이전, 북항과 신항의 화물처리 비율이 예전에 비해 더 벌어졌다.

신항이 개장한 2006년 당시 북항의 연간 컨테이너 화물 처리량은 1130만TEU에 달해 (신항 24만TEU) 부산항 전체물동량의 98%에 이르렀다. 이러한 신항과 북항의 물량 처리 비율이 신항의 급성장에 힘입어 작년에는 62% 대 38%였고, 올해 3월까지 처리 비율은 65% 대 35%로 신항으로의 화물 쏠림이 가속화 되고 있다.

또 지난 3월까지 북항은 154만2천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 감소한 반면, 신항은 10.7% 증가한 288만7천TEU를 처리해 곧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70% 고지가 멀지 않을 전망이라 자칫 북항 내 부두운영사들의 공멸을 가져오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앞선다.

이처럼 부산항이 봉착한 현안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부산항 관계자와 정부관계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동북아 중심허브항만으로서 부산항의 지위를 유지하게 해야 할 것이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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