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3 13:17

“근해항로 꽃피는 봄 온다”

사활 건 운임회복 ‘성공적’…오른 운임 유지에 골몰

베트남 하이퐁항

근해항로 운임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도입한 선사들의 운임회복안이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선사들은 올해 들어 덤핑운임으로 채산성이 악화되자 운임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항로 한중항로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운임인상이 진행 중이다.

장금상선 452억원, 고려해운 241억원, 흥아해운 206억원. 지난해 동남아항로를 취항 중인 국내 3대 메이저선사의 영업이익이다. 언뜻보면 괜찮은 실적 같아 보이지만 증가율을 들이대면 상황이 달라진다. 장금상선 -44%, 고려해운 -47%, 흥아해운 -39% 등 최대 반토막에 가까운 감소율을 보였다.은행권마저 지난해 근해선사들의 실적 부진을 두고 그 이유를 알아보고 있을 정도다.

올해 들어 상황은 더욱 안좋다. 비록 1~2월이 비수기인 점을 차치하더라도 근해선사들의 실적은 심각한 상황이다. 메이저 선사가 2월에만 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낼 만큼 근해항로 시장은 바닥을 기었다.

실적악화의 주된 원인은 동남아항로의 부진이다. 지난해 경쟁적인 서비스 신설로 동남아항로 운임은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알짜시장으로 주목받았던 북베트남의 하이퐁 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만성적인 저운임에 시달리고 있는 한중항로도 선사들의 실적악화를 부채질했다. 한일항로만이 선적상한제(실링제)를 기반으로 견고한 운임률을 나타내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선사들은 3월15일부로 동남아항로와 한중항로에서 운임회복을 단행했다. 인상 폭은 동남아항로 100달러, 한중항로 50달러다. 선사들은 운임회복이 일단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TEU 당 400달러까지 인상하는 걸 목표했던 베트남항로의 경우 100%는 아니지만 근접한 인상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3월 운임인상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국적선사들 중심으로 운임회복의 당위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중항로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입항로 운임이 수출항로보다 성공적인 모습이다. 3월28일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한국행 운임(총액 기준)은 203달러를 기록했다. 연초에 비해 20달러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부산발 중국행 운임도 목표치인 기본운임 100달러엔 도달하지 못했지만 괄목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선사측은 전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유가할증료(BAF)를 100달러가량 적용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선사들은 석유화학제품(레진) 운임 회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 삼성토탈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레진 수출기업들과 차례차례 담판을 짓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리딩캐리어(시장 선도 선사)들이 주도적으로 운임회복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며 “BAF를 별도로 징수하면서 전체적인 운임 수준도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현재 연간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화주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오른 시장 운임을 반영해서 대형화주들과 유리한 운임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오른 운임을 유지하기 위해 이달 15일에 2차 운임인상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경희 차장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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